우리집 거실 화장실은 아빠가 쓸고 닦는다만...
잘 꾸며진, 이쁘게 관리된 장소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곳은 어디일까?
너무나 이쁘게 치장된 신상 카페? 새로 지은 강남 고급 아파트? 유럽의 유명한 궁전 정원?
그 어떤 아름다운 장소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슬고,
오래된 곳에는 때가 끼고, 먼지가 쌓이고 냄새가 나기 시작할 거야.
쉬지 않고 누군가 관리를 해주지 않는 이상.
누군가 관심을 두고 부지런히 닦아주고 쓸고 하지 않는다면
그 곳 어딘가에는 그런 녹, 때, 먼지는 쌓이고 냄새는 나게 되겠지.
그럼 이번에는
사람이 한번도 가보지 않은 바닷가 모래사장을 상상해봐.
어떤 모습일까.
반짝이는 모래와 윤슬이 어떤 형태로 우리의 눈에 비춰지게 될까.
너무 깊은 계곡이라 아무도 들어간 적 없었던 산 속에서는 어떤 소리가 날까.
아무도 없는 햇볕이 내리쬐는 산 꼭대기에는 어떤 향기를 품은 바람이 불어올까?
우리 집 거실은 이삼일만 청소를 안해도 그렇게 먼지가 쌓이고 머리카락이 굴러다니고,
심지어 때로는 그 먼지와 머리카락이 합체를 해서 괴랄맞은 물체로 변신도 하는데,
우리집 화장실은 아빠가 청소 일주일만 안해도 냄새가 그렇게나 나는데,
어떻게 아무도 간 적 없는 깊은 산 속과 무인도 해변은
그렇게나 깨끗한 모습으로 좋은 향기를 품고 작은 때조차 끼지 않고 있을 수 있는 걸까.
누가 그렇게나 관심을 두고 부지런히 닦아주고 쓸고 해주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