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인생 산책자의 3가지 태도

by 아마토르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인생은
단거리도
장거리도
마라톤도 아닌
산책이란 걸
- 박재규, <위로의 그림책>


이 글을 만나기 전에 누군가 내게 “당신은 인생을 어떻게 정의하시나요?”라고 물었다면, 당연히 ‘마라톤’이라고 했을 거다. 끈기, 전략, 완주. 그게 멋있어 보였으니까.

나는 꽤 오랫동안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아침에 보석 같은 글을 발견했다. 이제부터는 이렇게 답하려 한다.
“저는 산책 중이에요.”

산책은 뭔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그 자체가 목적이다. 걸음 하나하나가 이미 충분하다. 주변 풍경도 보고, 때로는 다른 길로 새기도 하고, 지나가던 고양이랑 눈도 마주치고, 비가 오면 우산 없이 젖어도 된다.

인생의 비유를 바꾸면서 인생 산책자의 3가지 태도를 생각해 봤다.

1. 가끔은 멈춰도 된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박은 쉼을 죄책감으로 바꾼다. 근데 생각해 보면, 숨 쉬는 것도 멈춤이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닌가. 쉬어야 비로소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도 보인다.

2. 지금 이 순간을 본다
달릴 땐 생각보다 주변을 볼 틈이 없다. 하지만 걸으면 나무도 보이고 바람 소리도 들린다. 그게 삶의 디테일이고 내 존재를 증명하는 증거다.

3.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누구와 함께 걷느냐보다 나와 함께 걷는 게 더 중요하다. 산책은 혼자 걸을 때 내 안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쌓일수록 나는 더 내가 된다.


누구나 각자의 속도가 있다.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걷고 있는 방향이 나다운가다. 달릴 필요 없다. 굳이 도착하지 않아도 괜찮다. 잠깐 멈춰 나뭇잎 흔들리는 걸 바라보는 것도 괜찮다.

나는 오늘도 걷는다. 급하지도, 늦지도 않게. 내가 나와 함께하는 이 산책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 되었음을 이제는 안다.

오늘은 조금 늦게 가도 괜찮습니다. 그 길이 당신답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오늘도 溫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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