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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치 아마토르 Nov 30. 2024

옳은 말보다 따스한 시선이 필요한 때

4년 차 백수, 아마토르는 오늘도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이제는 매일 먹지 않으면 섭섭한 간식처럼 느껴진다. 알겠다고 그만하라고 말한다. 사실 매일 듣는 잔소리는 따지고 보면 옳은 말 투성이다. 그런데 듣고 있노라면 왜 슬슬 짜증이 나는 걸까? 마음을 다독이려 인터넷 세상을 떠 돈다. 그리고 마주한 한 문장에 나의 과거가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사람들은 옳은 말을 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이민규,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옳은 말, 정답, 완벽한 해결책.

나는 늘 이런 것을 갈망하며 살아왔다. 인생이 객관식 문제지인양 정해진 답을 찾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학교 시험은 물론이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항상 '정답'을 말하려고 했다. 내가 머리를 쥐어짜 내 논리적인 답변을 내놓아도 친구들은 듣는 둥 마는 둥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교과서로만 공부해서 그런가? 내 말은 요즘식으로 표현하면 AI의 답변 같은 느낌이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은 오히려 내 말에 더욱 마음이 닫아버리는 듯했다. 단지 어려서 그랬을까? 아니다. 사람들은 먼저 이해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그때는 심판 귀신이 쓰였는지 옳다, 그르다의 선 긋기 강박에 쩐 나였을 뿐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더욱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게 되었다. 상사와 동료, 그리고 고객과의 관계에서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해 업무를 처리하고 옳은 판단을 내리려고 노력했다. 마음가짐 하나는 근래에 보기 드문 1등 사원감 아닌가? 물론 마음가짐 따로 현실 따로였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관계가 원만하게 풀리지 않을 때가 있었다. 편하게 상대방을 탓했다. 


"무지한 사람들..."


다음 날 다시 만나면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답답함을 느꼈다. 그들도 그랬겠지? 


직장을 그만두고서야 나는 내가 간과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나는 직설적 성격이다.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했다. 항상 결론부터 말하려 하고, 말하라고 했다. 그렇다. 나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시도가 전무했다. 나는 동료가 실수를 했을 때 즉각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려 했다. 이제 와 후회해 본들 돌이킬 수 없지만 그보다는 먼저 동료의 마음을 헤아리고 위로해 주는 것이 더 먼저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어쩌면 어줍지 않은 조언보다는 영혼이 없다 느껴질지언정 "힘들었겠다", "다음에는 잘될 거야"라는 따뜻한 한 마디가 동료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명절이 아닌 날에도 가끔 연락해 내 안부를 물어주는 고마운 팀원이 있다. 한 번은 식사 자리에서 과거를 안주삼아 얘기하다가 내가 코치라는 업을 택할지 꿈에도 상상 못 했다고 말했다. 잔소리쟁이가 입이 근질거려 어떻게 참냐고. 지적질부터 먼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양반이 누군가 칭찬하는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고. 한참을 한풀이 겸 놀리듯 말하고 자기 말도 안 끊고 버럭 하지 않는 내 모습이 참 신기하다고 했다. 나는 표현하지 않았을 뿐 속으로 크게 말했다.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우리는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하고 이해받고 싶어 한다. 그러한 욕구는 나이,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에게 존재한다. 내가 그렇듯 남도 그렇다는 말이다. 따라서 내가 믿는 옳은 답을 먼저 말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느낀 그대로 표현해야 한다. 내가 가진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마다할 사람 아무도 없다. 그것이 관계를 더욱 깊이 형성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추운 날 길을 잃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따뜻한 손길이 먼저 아닐까? 우리는 해결책을 먼저 찾으려 하고 빠르게 길을 제시하려 한다. 진짜 도움은 그 사람이 먼저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길잡이가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잔소리 속에서 배우고 있다. 옳은 말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먼저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사람을 가장 끌어당기는 힘이 아닐까.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 https://pin.it/66oMAT5NI

삶의 방향을 찾고, "나다움"을 발견하며, 행복감과 만족감을 추구합니다. 자기 성찰과 변화를 통해 더 나은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생각을 끄적입니다. 아무 때나 씁니다. 자유로운 영혼이니까. 


오늘도 따스한 하루 보내세요. 온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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