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없이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떨리는 손과 귓가를 울리는 심장 소리에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대리기사를 불렀다. 어수선하게 차려진 빈소에 도착해 처음으로 조심스레 절을 올리고, 하나둘 찾아오는 조문객들을 맞았다. 하루가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른 채 잠들었다가, 새벽녘에 눈을 떴다. 그리고는 말없이 장례식장 근처를 이리저리 걸었다. 세상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여전히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었다.
장례 이틀째, 입관식을 한다며 상주를 찾았다. 동생과 나는 서둘러 자리로 향해,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기에 바빴다. 얼굴을 보고, 손을 잡아보고, 평온히 누워 계신 아버지의 모습을 그저 말없이 바라보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지막 인사와 묵념을 마치고, 관뚜껑이 닫혔다. 무거운 마음으로 관을 이동 카트에 올렸다.
시신보관 냉장고 앞까지는 겨우 대여섯 걸음뿐이었지만, 나는 그 걸음을 차마 밀고 싶지 않았다.
스테인리스로 빽빽하게 들어찬 수십 개의 보관함들 사이, 숫자로 분류된 ‘우리 보관함’ 앞에 멈춰 섰다. 장례지도사의 손길에 밀려 관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또다시 그 숫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우리 아버지의 관은 ‘10번’이었다는 것을.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을 확인한 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장례식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 나는 장례지도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돌아가신 거, 맞죠?"
스스로도 참 허무한 질문이라고 느끼면서.
잠시의 침묵 끝에, 담담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의사 선생님께서 여러 번 확인하셨어요. 틀림없습니다."
나는 그 눈을 끝내 마주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말끝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작게 중얼거렸다.
"…아버지, 춥지 않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