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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룽루 Apr 02. 2023

0. 한글 읽기, 타이밍 놓치지 않는 방법

난독이 의심될 땐 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아이가 한국 나이로 7세, 즉 1년 안에 초등학교를 들어가는데 읽기가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고 생각된다면 난독을 의심하고, 어떤 원인 때문에 한글 읽기가 잘 안 되는지 관심을 꼭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유아 시절부터 대입 걱정을 시작하는 사교육의 절정인 한국의 교육열을 떠올리자면 난독을 늦게 발견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난독’이라는 개념이 익숙지 않아 “그냥 느린 아이겠지”라고 생각하다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되기 너무 쉽습니다. 꼭 초등학교 입학 1년이 남은 시기부터는 주의를 기울이고 아이를 관찰해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난독증에 대해 공부하고 치료를 지속해 나갈수록 늦지 않게 발견하고 이에 맞는 적합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면 반대로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학교에 들어가면 어차피 처음부터 한글을 배울 건데 굳이 조급해할 필요 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입장에서는 맞는 이야기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틀린 생각 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 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아, 야, 어, 여 를 한 글자씩 차근히 배워가지만 동시에 ‘문장제 수학’을 풉니다. 예를 들면 1교시 한글 시간에 ’아‘의 모양과 발음을 배우지만 2교시 수학시간에는 [운동장에 아이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두 번째 아이의 이름을 쓰세요.]라는 문제가 나옵니다. 과연 한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가 눈치껏 풀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엉망입니다! 입학부터 한글 선행교육이 필수여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제길!)


우리 아들은 난독치료 2개월 차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난독치료(=한글을 읽게 만드는 마지막/최후의 방법론, 마지막 읽기 수업) 고작 2달이 지난 이후였는데 신기하게도 한 글자씩 뜨문뜨문 읽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학업 수준을 따라가기엔,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항상 느끼지만 읽기는 교실에서는 거의 전부입니다. 읽기는 학업 성공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읽기 장애는 아이들에게 큰 고통임에는 분명합니다. 특히 정규교육과정을 시작하면(초등학교~) 읽기 장애는 내내- 아이들을 따라다니여 괴롭힐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난독증을 초기에 분명하고 정확하게 밝혀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바로 취하는 것이 매우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아이가 읽기와 배움을 즐길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5-6세 이상 아이에게 집중적으로 3개월 이상 읽기를 가르쳤으나 초급진도에만 머물러 있다면 난독판별검사를 추천드립니다. 분명 읽을 수 있는 지능을 지닌 것 같지만, 오히려 다른 아이들보다 관찰력/이해력/창의력 등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지만 읽기에서만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은 난독의 아주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저희는 만 6세 2개월인 시점에 콜라(KOLRA, KOrean Language-based Reading Assessment)라고 불리는 한국난독판별검사를 받았습니다(초1~6학년 대상 검사). 그 검사를 할 당시 우리 아이는 단 한 글자도 읽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낱말 읽기, 해독/읽기 이해/읽기 유창성/듣기 이해, 음운 처리능력/쓰기 등 을 수행하는데 어찌 보면 난독증이 판별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난독검사’가 비싸서 망설일 수 있지만 난독을 빨리 발견할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절약‘은 없습니다. (앞으로의 교육비 등을 생각 한다면 더더욱!) 결과적으로 난독검사는 상황의 심각성을 빨리 받아들이고 적절한 치료(=마지막 읽기 수업)를 받을 수 있도록. 부모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가장 싸고 빠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센터를 다니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희는 홈티를 이용했고 결과적으로 무언가 번쩍번쩍한 물리/화학적인 치료가 아닌, 난독증 치료를 위해서는 한글을 머릿속에 넣어주는 새로운 방법론을 바탕으로 부모님의 지속적인 케어가 전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루에 많은 양을 하는 것이 아닌 ‘마지막 읽기 수업’ 방식을 통해 짧게/매일 하는 것이 효과적인 난독증을 극복하는 방법입니다. 전 수업에서 생생된 시각적 이미지는 다시 떠올리고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할 필요가 없다는 뜻 입니다.


지속적인 연재를 통해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자녀에게 글을 읽는 즐거움과 자유를 선물할 수 있도록 방법론을 공유할 계획입니다. (스스로의 다짐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읽기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방법은 최대한 빨리 부모 스스로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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