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도 읽을 수 있다. 이것만 이해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읽기 규칙들을 몰라도 잘 읽습니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고 빠르게 습득해서 읽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쉬운 문자라던 한글은 사실 굉장히 까다로운 읽기 규칙들이 있습니다. 아들이 난독이기 이전까지는 절대, 전혀, 읽기가 이렇게 복잡한 규칙들을 가지고 있는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이몰라도 되는 읽기 규칙은 바로 ‘음소 인식’입니다.
음소, 말하는 단어의 가장 작은 단위를 의미합니다. 쓰고 말하는 단어는 사실 언어의 가장 작은 입자가 아닙니다. 내가 읽고 말하는 단어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여러 음소가 빠르고 자연스럽게 합쳐져 우린 하나의 단어라고 생각하고 읽고 쓰게 됩니다. 난독인 아이들은 이 음소를 구분해 내는 능력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포인트만 잘 이해한다면 난독인 아이를 읽게 도와주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조금 더 이해를 돕고자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길을 지나다 인도 바닥의 보도블록을 보았을 때, 보도블록의 생김새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손바닥 만한 타일들이 모여 내가 밟고 있는 인도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굳이 말로 설명해 주지 않아도 이해합니다. 여러 블록들이 모여 매끄러운 인도가 되었다는 것을.
하지만 난독인은 매끄러워 보이는 인도를 통으로 생각합니다. 혹은 어느 부분이 조각의 이음새인지 찾아내기를 어려워하는 것과 같습니다. 조각타일들이 모여 인도가 완성되는 것을 이해시키려면, 그 조각을 꺼내서 발음해 주고 조각이 2개 모였을 때 3개 모였을 때 각 발음을 연습시켜 인도를 완성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훨씬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결국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장 작은 단위의 보도블록 조각(=음소)부터 연습하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 모두가 읽을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점은 하얀 종이 위에 쓰여있는 단어를 맞이했을 때 이를 가장 작은 입자(음소)로 분리하여 인식하고,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발음하며 합치는 방법을 연습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자 이제 시작해 봅시다. 마지막 읽기 수업의 개략적은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는 각 모음/자음의 소리 ‘음소’를 완벽하게 암기하고, 2단계는 음소를 합쳐서 나는 소리 연습, 3단계는 빠르게 음소를 합성하도록 연습하기. 단 3가지 단계뿐입니다. 각 단계를 거치고 나면 아이는 ’ 자동화‘라고 해서 자동적이고 자연스럽게 글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읽기의 과정이 다른 친구들보다 여러 단계이지만 반복을 통해 일반인처럼 티가 안 나도록! 연습하면 됩니다.
교재, 시중에 나와있는 ’ 읽기 자신감 4권‘을 구매하셔서 따라 하시면 됩니다. 예제가 풍부하여 연습하기 좋으며 국내에 있는 난독 연습책은 이것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집에서도 진도를 정하고 예제를 만들어서도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 1단계 각 모음/자음의 소리 ‘음소’ 암기하기 -
일단 어느 집에나 있는 한글자석이 있으면 좋습니다. 그리고 시작은 모음과 자음 한 세트로 암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10분 정도 금주의 진도를 정하고 반복해서 완전 마스터 할 때까지(오류가 없을 때까지) 보여주고 아이가 정답을 맞히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한 번에 많은 진도를 나가는 것보다 10분이라도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난독인 아이는 오류가 많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차근차근 진행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음+자음 세트로 4개 정도를 하나의 진도로 정하고 2-3일 혹은 일주일 동안 진행합니다. 첫 진도를 마스터했다고 생각하면, 그다음 모음+자음세트를 추가해서 진행합니다. 네, 매주 진도는 추가됩니다. 매일 해야 하는 양이 늘어나며, 중간에 자주 틀리는 모음/자음이 있다면 거기서 진도를 나가지 않고 계속 반복합니다.
난독의 증상 중 하나는 추측 읽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빠른 진도보다는 하나하나 완벽히 정복 한 뒤 넘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안 그럼 모래성처럼 무너집니다… 후달달
이제 음소를 암기해 봅시다. 시작은 모음 ‘ㅣ’ + 자음 ‘ㅂ, ㅍ, ㅁ’으로 시작해 봅시다. 참고로 [ ] 가로 안은 발음을 뜻합니다. 계속 보여주면서 암기하도록 문제를 내고 아이가 정답을 말합니다. 한글자석이 있으면 좋겠죠?!
ㅣ= [이]
ㅂ = [브]
ㅍ = [프]
ㅁ = [므]
아, 비읍-피읖-미음과 같은 자음의 이름을 알려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저 모양의 발음만 알려줍니다. 더 헷갈릴 뿐이니까요. 그냥 ‘ㅁ’ 이것은 [므], ‘ㅍ’은 [프] 이렇게만 알려줍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