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빨간 불에 멈추고, 초록 불에 건너요. 건널 땐 왼쪽, 오른쪽 모두 살펴보고, 차가 완전히 멈춘 걸 확인한 후에 손을 들고 건너요."
"선생님, 손은 왜 들어야 해요?"
"운전자에게 여러분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예요. 키가 작아 잘 보이지 않을 수 있거든요."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여러 횡단보도를 건너 다니기 시작하며, 신호등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몇 개의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았을 때, 몇 가지 궁금증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어? 왜 내가 건너는 횡단보도의 신호등엔 노란불이 없지?'
'어? 왜 분명 횡단보도에 달려있는 신호등인데, 어떤 건 내가 바라보는 방향과는 조금 다르게 붙어있지? 심지어 내가 건널 때 나오는 신호랑은 반대인 거처럼 보이는데.. 또 무작정 반대는 아니네.'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채, 나 홀로 탐구정신을 발휘하며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신호등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질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결되었다. 저 신호등은 길을 걷는 사람과는 관계없는 신호등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꽤 그럴싸하게 맞아떨어졌다.
대다수의 신호등은 도로에 있는 차량신호등에 맞춰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100% 일치하지 않는 것들이 간혹 있었다.
'아 이건 어쩌면 우회전에 쓰이는 신호등일 수도 있겠다.'
다만, 첫 번째 질문은 아직까지도 그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했는데...
'차량 노란불은 되게 짧은데, 횡단보도 신호등 노란색은 너무 짧으면 위험해서 그런가? 그냥 노란색을 길게 보여주면 안 되나? 초록불 깜박이는 게 노란불을 대신하는 역할인가?'
'횡단보도 신호등이 세로로 3개면 좀 길어 보여서 그런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횡단보도 신호등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초록불 점멸등 시 타이머 혹은 그 역할을 하는 무언가가 생겨났다는 것.
그 변화에 따라 피어난 새로운 궁금증을 해결하고 있다는 것. 몇 번 점멸하냐에 따라 삼각형이 하나하나 사라지는지 관찰하기 시작했다는 점.
하지만 끝끝내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안은 찾지 못한 채, 추측만 무성히 가지고 있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