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지난 3월, 결혼 남자 예복 구매를 위해 <코르시카>와 계약을 했다. 계약 당일, 코르시카의 마스터 테일러께서 내 신체 치수를 측정하는 시간을 가진 후 가봉 날짜를 조정했다. 어느덧 가봉일이 다가왔고, 남자 예복 가봉을 위해 다시 코르시카를 방문했다. 청명한 하늘과 따가운 햇살, 살짝 더운 초여름의 화창한 날씨가 맞이해 주던 날.
매장 문 앞에 있던 벨을 누른 후,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직원분이 맞이해 주셨다. 가봉실은 1층 입구 바로 우측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잠시 기다리고 있던 찰나, 샘플 셔츠 한 벌과 가봉 바지 한 벌을 받아 들고 옷을 갈아입었다. 옷을 갈아입고 나니, 마스터 테일러께서 전신거울을 보시며 세밀한 항목들을 잡아주었다.
바지 밑단 길이에서부터 허리 라인을 잡아주시며 하의에 옷핀을 군데군데 찔러 넣으셨다.
이후 팔의 길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 재킷의 길이가 조금 더 길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더불어 양 팔의 길이가 서로 다른 것을 캐치해 주시며, 재킷 소매 길이 역시 양쪽을 약간 다르게 조정해 주셨다. 줄자로 소맷단 길이를 맞추고, 옷걸이에 걸려있던 재킷과 지금 내 재킷의 팔-상의 길이 간 차이를 보여주시며, 팔과 상의 길이가 같으면 어색해 보일 수 있다는 말씀도 덧붙여주셨다. 이래서 맞춤 양복 하는 거구나 싶었다.
그렇게 가봉을 맞춘 후 예복 완성일을 안내받았다. 해당 일에는 완성된 예복을 피팅하고 수령해갈 수 있다. 더불어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셀렉일에 맞춰 당일 오후에 스튜디오 촬영용 남자 예복 일정도 함께 조율하였다.
30대 초가 되었을 무렵 30대가 된 기념으로 스스로에게 맞춤 정장을 한 벌 맞추고자 했던 로망(?)을 이렇게나마 풀게 될 줄이야. 비단 결혼식용으로만 입을 것도 아니기에 하루빨리 해당 옷을 입고 어디든 돌아다니고 싶은 심정이다.
하루빨리 완성된 옷을 입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