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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경일 작가 Mar 01. 2023

해방을 주는 서사에 몸을 실어보내라는 속삭임

나의 해방일지


글거리가 불쑥불쑥 떠올라 글 쓰고 싶어 틈틈이 메모해두지만 정작 글쓰기가 너무 싫어지는 요즘.


글 쓰고 싶은데 글 쓰기 싫은 이 심경은 왜때문일까요?

요 며칠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몰아서 다 봤어요. 여느 드라마와는 달리 대사 하나하나가 모두 여운을 남기는 것 같아요. 대사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정주행 하다가 어느 대사가 이해가 안되면 다시 뒤로 돌리기도 하고요.

세상과 자기에 대한 번뇌들과 싸우며 모두 자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서사에 빠져들어 어느새 나도 극본에 없던 주인공이 되어 함께 그들의 서사에 나의 이야기를 얹어보기도 합니다.

해방. 해갈. 희열. 그런 걸 느껴본 적이 있던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풀어가는 이야기 속에 아 인생도 계획도 뜻대로 되지 않다가도 다시 돌고 돌아 마치 자신이 애초에 계획했던 것 마냥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요즘 이리저리 뒤척이며 해방클럽 주인공들을 따라가다가 문득 나에게도 어떤 해방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질문을 해보구요.


​특별히 하는 것도 없는데 바쁘게 보이는 건 정말로 원래 백수가 더 바쁘다는 말이 사실이어서일까. 마치 밀린 과제를 남겨둔 것 처럼. 분명 내게 해방을 주지 못하는 것들에게서 해방되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


내 옷가랑을 붙잡는 어정쩡한 서사들을 하나 둘 씩 정리하다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마치 큰 일을 끝낸 뒤 찾아오는 개운함 같은 것이 오지않을까. 해방을 주는 서사에 몸을 실어보내라는 속삭임.

아무것도 하고있지 않지만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광고 속 그 문구는 정말 간절한 내비침이었다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 추천합니다.


#나의해방일지 #해방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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