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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와 함께라면 Mar 22. 2023

“어? 쫄깃한 스릴과 짜릿한 쾌감이 있네?

게이트볼 수련기(2)

집에서 차로 5분도 안 걸리는 위치에 놀랍도록 커다랗고 현대적인 게이트볼장이 있었다. 군에서 지어준 시설이라고 한다.     


게임을 하러 오신 분들께 인사를 하고 경기내용을 한 번 지켜보았다. 이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크게 어려워 보이지도 않았고 나도 게임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덕기 형님도 할 수 있다고 부추김이랄까 격려를 해주시는 덕에 겁 없이(?) 구경꾼이 연습도 한번 없이 바로 선수로 뛰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여러 번의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초보자치고는 무난하게 경기를 마쳤고 앞으로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칭찬 아닌 칭찬을 받았다.      


그러니까 게이트볼은 그렇게 어려운 게임이 아니다. 그렇지만 게임을 하면 할수록 여러 가지 규칙과 다양한 기술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 아주 간단하게 게이트 볼의 게임방법과 규칙을 보자면,     


게이트볼은 기다란 망치 또는 골프채 같이 생긴 ‘채’를 들고 당구공 같은 ‘내 공’을 쳐서 ‘다른 공’을 맞추면서 모두 3개의 ‘문’을 통과하여 마침내 ‘골’에 이르는 경기다. 그래서 게이트볼은 채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골프', 당구공만 한 공을 이용하기 때문에 '당구(당구공은 3 구용 지름이 61.5mm, 4 구용은 65,5mm이고 게이트볼공은 지름이 7.5cm) 그리고 적지 않은 차이가 있지만 상대방 공을 경기장 밖으로 보내 아웃시킨다는 점에서 '컬링'의 경기내용과 유사한 점도 있다고 하겠다.


채는 ‘스틱(stick)’, 내 공은 ‘자구(自球)’, 다른 공은 ‘타구(他球)’ 문은 게이트(gate), 골은 ‘골폴(goal pole)’이라고 부른다.     


가로 25미터 세로 16미터의 경기장 안에는 세 개의 게이트(높이 20cm 폭 24cm)가 있는데 내 공을 게이트 순서대로 1번 게이트, 2번 게이트, 3번 게이트를 통과시키고 마지막으로 내 공을 골폴에 맞추면 모두 5점을 얻게 되어 경기가 종료되는 것이다.      

게이트볼장은 경기장 표면이 흙, 잔디, 인조 잔디 등 상관없이 장애물이 없는 평평한 곳이면 만들 수 있다. 게이트볼장의 규격.


게이트볼은 한 팀에 5명씩 두 팀으로 나누어 모두 10명의 선수가 게임을 할 수 있는데 상대팀에서는 내가 1,2,3 게이트를 마음대로 통과할 수 있도록 그대로 놔둘 리가 없다. 각 선수는 내 순서에 내 공으로 경기 중인 모든 공을 맞출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한번 공을 맞출 때마다 한 번씩의 공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모두 9개의 공을 맞출 수가 있다. 내가 맞춘 공은 스파크 타격이라고 해서 내공 앞에 놓고 스틱으로 때려 내가 원하는 장소로 공을 보낼 수 있다.     


공을 치는 순서는 1번부터 10번까지이며 먼저 공격하는 팀은 적색 공을, 나중에 공격하는 팀은 백색 볼을 사용한다. 적색공은 1, 3, 5, 7, 9번이며 백색공은 2, 4, 6, 8, 10번이다. 양팀이 교대로 고을 치기 때문에 항상 상대팀에 의해서 견제가 되는 것이다. 선수는 내가 공을 쳐도 된다는 신호를 받은 후 10초 이내에 공을 쳐야 한다.      


각 게이트를 통과할 때마다 1점씩을 얻게 되고 마지막 골폴에 터치하면 2점이 주어져서 모두 5점을 득점할 수 있다. 따라서 한 팀이 득점할 수 있는 최고점수는 25점이다. 합계한 득점이 양 팀 동점일 때는 완료된 공이 많은 팀이, 그다음으로는 3 게이트를 통과한 공이 많은 팀이 , 그다음에는 2 게이트를 통과한 공이 많은 팀이 우승한다.       


그런데 이 경기가 과연 재미있을까?     


의외였다. 게이트볼 게임에는 매 타구마다 상대방이 내 공을 맞추지 않을까 하는 긴장된 ‘ 스릴’이 있고 내가 다른 공을 정확히 맞출 때의 통쾌한 쾌감이 있다.     


특히 먼 거리에서 맞추기 어려운 공을 내가 맞췄을 때, 자구가 게이트를 통과할 때 다른 공을 맞추고 나가면 두 번의 타격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데 이른바 ‘투 타’의 권리를 얻어 상대방 공을 잡을 때는 통쾌한 쾌감이 뒤따른다.        


우리 팀이 절대적인 열세에 있는데 상대방 팀의 실수로 우리 팀에 기회가 왔을 때는 상대방 공을 몰살시키면서 전세를 단번에 역전시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게이트볼 게임은 한 경기에 30분씩인데 우리는 대개 1시부터 2시까지는 연습 내지는 연습게임 그리고 2시부터 4시까지는 보통 3게임을 치르게 되는데 본 게임에서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다.     


패한 팀은 1인당 1천 원 싹의 게임비를 내서 간식을 사 먹는 데 사용하는데 이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결과에 따라 얼굴에는 희비가 교차한다.       


자 그럼 이제 내 순서에 공을 한번 쳐보자.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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