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리와 함께라면 Apr 14. 2023

전략,전술이 필요한 게임 "너무 만만하게 봤나?"

게이트볼 수련기(3)

게이트볼은 한 팀에 5명까지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1게임당 최대인원은 2팀 10명이다. 게이트볼 공은 적색공(홍공)이 홀수로 1,3,5,7,9번으로 되어 있고 하얀 공(백공)은 짝수로 2,4,6,8,10번으로 되어 있다.      


게임은 공의 번호 순서대로 진행된다, 즉 홍-백-홍-백의 순서대로 공을 치면 되는 것이다.      


대개 한 팀의 첫 번째 선수와 마지막 선수는 팀 내에서 실력자들이 맡게 된다. 왜냐하면 첫 번째 선수가 1번 게이트를 통과하고 2번 게이트 앞 잡기 어려운 2번 라인 바로 옆에 붙어서 다른 팀 공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선수들이 2번 게이트 앞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으면 가까이 가기 어려운 이유가 다음 타순에서 잡히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 선수들은 1번 게이트를 통과 후 곧바로 2번 게이트 통과를 시도하거나 1번 라인의 모서리 혹은 3번 게이트 앞으로 가는 등 내 공이 잡히지 않고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      


자 드디어 내 차례 나는 초보에 속하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는 백공의 6번을 맡았다. 2번과 8번 10번이 상대적으로 실력자들이기 때문에 6번은 그냥 애매한 위치라고나 할까? 하지만 어떤 공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공이란 없다. 때로는 초보자가 이변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게이트볼 경기는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게이트볼을 시작하고 처음 2~3개월까지는 1번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1번 게이트는 스타트 라인에서 불과 4미터의 비교적 멀지 않은 짧은 거리이지만 의외로 게이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생기고는 했다.     

문제의 1번 게이트. 타선에서 가장 짧은 거리에 위치한 게이트여서 대부분 통과하지만 의외로 선수들이나 베테랑들도 통과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황왕 발생한다.


일단 1번 게이트를 통과해야 1점을 올리면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데 여기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대로 타석에서 다음 9명의 선수가 모두 공을 친 다음에야 비로소 내 차례에 공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경기에서는 전략적으로 1번 게이트볼을 통과하지 않고 패스하여 다음 타순을 기다리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아직은 룰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패스를 할 수는 없을 일. 결국 1번 게이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연습만이 살 길이었다.     


게이트볼을 시작한 지 6개월 차인 내 경우에 1번 게이트 통과실패율은 연습할 때 10개의 공을 치면 1개 정도가 나오고 실제 게임에서는 20번 정도 치면 1번 정도 통과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1번 게이트를 통과하게 되면 다음번에는 2번 게이트 통과를 노리거나 타격권 내에 있는 자구나 타구를 맞춰야 한다. 1번 게이트 통과지점에서 2번 게이트까지의 거리는 대략 10~12미터 정도의 장거리이기 때문에 통과율은 높지 않다. 한 선배의 말에 의하면 선수의 경우도 30% 내외로 본다고 한다. 때문에 가까운 곳에 자구나 타구가 있고 그 공을 맞추게 되면 게이트와의 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2번 게이트 통과가 유리해진다.    

  

지금까지도 가장 큰 난제는 2번 게이트 통과다. 1번 게이트 통과지점 부근에는 자구나 타구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나오는 공들에게 잡히기 때문에 이곳에 공을 두는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잘해야 한다. 2번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는 위치에 내 공을 붙여둘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통과를 볼 것인가.     

게이트 부근에는 대개 1번이나 2번 선수들의 공들이 지키고 있기 마련이므로 대개의 경우는 통과를 시도한다. 그러나 역시 통과율은 열 번에 한두 번 정도에 그치게 된다. 아직까지는 연습을 많이 해도 그렇다. 2번 게이트를 통과하면 마치 골프경기에서 온 그린을 시킨 것처럼 우쭐해지면서 신이 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잠시 우울해진다. 다른 선수에게 공이 접하기 쉽기 때문이다. 주도권을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다.     


2번 게이트를 통과했다면 게이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나온 자구를 잡아 게이트가 통과하기 쉬운 위치나 타구를 잡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로 스파이크 아웃을 시키고 타구는 잡아서 게임장 밖으로 통쾌하게 스파이크 아웃시킨다.      


이렇게 2번 게이트 인근을 평정(?)한 다음 상황에 따라 계속 2번 게이트 옆에서 자리를 지키며 타구의 진입을 막거나 그럴 필요가 없다면 3번 게이트 입구 위치로 가서 3번 게이트 통과를 준비하게 된다.      


게이트볼은 단체게임이기 때문에 한 개인의 기술이 출중하다고 해서 게임을 완전히 리드하기는 어렵다. 나름의 전략과 전술이 요구되는 고도의 두뇌 스포츠이기도 한 것이다. 그저 노인들의 심심풀이 게임이고 실버스포츠인줄로만 알았던 나는 게이트볼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4편에 계속)                             

작가의 이전글 물먹고 지치고 고작 200미터 완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