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nny Jun 26. 2023

피아노 치는 날

홍보라는 이름의 검은손

상담전화, 문의 전화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영세 학원. 학원 전화를 핸드폰에 착신해 두고 새벽이건 늦은 밤이건 전화를 받는다.

'cctv 있습니다.'

'대출 안 받아요.'

'학원 매매 계획 없어요.'

'맘카페 괜찮아요.'

이 정도는 흔한 전화.


코로나 이후에는 방역 관련 전화도 엄청나게 온다.


그중에서도 학원이라면 많이들 받는 전화.

홍보 관련 전화이다.

무슨 파워링크를 해준다는 곳부터, 블로그&인스타 관리, 학교 앞 오프라인 광고까지.

도대체 업체는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전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것들을 코로나 이후 슬금슬금 찾게 되었다.

검색하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전화도 많이 온다.

단호하게 거절하던 건 다 그럭저럭 운영할 만해서였는데, 위기감이 오니 판단력도 흐려지고 믿고 싶고, 의존하고 싶고.

사람마음이란 게 참 가벼운 것 같다.

원래 한 고집해서 남의 말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인데 상황이란 게 팔랑귀를 만들었나 보다.

내가 속아 넘어간 것만 해도 책 한 권은 만들지 싶다.


인생공부 값이라고 하기에는 꽤 수업료가 비싼 것 같다.

그 비싼 수업료로 지금은 전화가 오면 잘 걸러 낸다.

강도들이 노리는 건 부자들이 아니라 돈도 얼마 없는 약자들이란 얘길 들은 적이 있다.

학원도 작은 학원이 그들의 타깃이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것이 꽤 쏠쏠한 가 보다.

제발 벼룩에서는 이제 좀 벗어나 보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피아노 치는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