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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nnievo Feb 24. 2024

고달픈 하루의 시작입니다.

상상일기 #1

고달픈 하루의 시작입니다.

종종 이 길에서 치이는 상상을 해요.
절뚝거리는 다리로 온종일 뛰어다니는 만신창이의 하루보다 더 아플까요.
상상 속 휴식은 잠시의 미소를 남기곤 합니다.

오늘은 다섯 가지의 발전이 한 가지의 미숙함에 가려져 조금은 슬펐답니다.
아마도 나의 미천함은 내내 걸림돌이 될 테죠.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구분조차 못하는 어리숙한 자에겐 잠도 사치라 말하실 테지만,
이미 나의 밤은 그대들의 것인걸요.

나의 잘못이 아닌 것들이 모두 나의 부주의가 되고
나의 무지함이 전부 나의 죄악이라 한다면
나는 대체 무엇을 잘했다 위안 삼으며 버텨야 할까요.

고달프던 하루도 어느새 끝나가네요.
내일은 좀 더 아프지 않은 하루가 되길.


 
 
 




이 글은 한 영상의 댓글에 의한 상상 일기입니다.


간호사의 병원 무에 대한 영상에서 '신규 시절, 종종 차에 치여서 출근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는 댓글을 보았는데, 그것이 죽고 싶다는 생각이 아닌 그저 며칠이라도 쉬고 싶다는 생각에서 기인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발언에 몇몇이 공감했다는 점에서도요.


최근 근무하는 병원에서 한 간호사 선생님의 부고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그 어디에도 사인이 나와있지 않았으나 당연하게 자살이라 치부하였다면 제가 이곳을 너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탓일까요. 그러나 혹여나 정말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제 이곳의 일들은 일말의 화젯거리도 되지 못한 채 단순히 개개인의 인성 문제로 치부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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