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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by vonnievo

20대가 인생의 황금기라고 했다.
내 황금은 황금인 척하는 구리다.
아주 구리다.
내 구리구리 황금 똥이 정말 황금이기를 바란다.
비록 난 노란 얼굴밖에 가진 게 없지만, 제발 이거라도 바칠 테니.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던 모든 것들은 참으로 빠르게 지나간다.
누군가의 봄은 순식간에 여름이 되고, 올해의 여름은 정말이지 숨이 턱턱 막힌다.
여름이었다-라는 깨끗하고 청량한 여름들은 모두 거짓말이다.
여름은 이렇게나 습한걸.
축축하고 축축 늘어지는 나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끓는 지구에서의 여름은 생명의 계절이라기보다는 죽음의 계절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숨만 쉬고 있어도 열이 오른다.
이게 그대들이 말하는 열정이라면 이 시대의 정이 다 녹아내린 것도 얼추 이해가 된다.
그러니 아무도 나를 매정이라 말하지 마.
매와 채찍이 답인 것은 그 어디에도 없어요.
부디 살살 달래며 응원만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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