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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n 05. 2024

"체계적인 평가"는 정말 이로운가?

#드라이브 #다니엘핑크 #동기부여이론

다니엘 핑크의 책 <드라이브> 를 아래와 같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발견적 유형* 의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당근과 채찍 ("만약 무엇을 하면 - 어떤 보상을 줄 것이다") 전략의 적용은 진정한 동기를 죽이고 성과를 감소시키고 창의성을 말살하며 우리의 선행을 흐리게 한다.

* 발견적 유형 : 여러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새로운 해결책을 내야 하는 창의성을 요구하는 업무

내재적 동기를 끌어올리려면 세 가지 필수적인 요인이 필요하다.
 
첫째 자율성, 자신이 자신의 삶을 주도하겠다는 욕구이고,
둘째 숙련, 중요한 무언가를 더욱 잘하고 싶다는 욕구이며,
셋째 목적,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를 위해 지금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나는 현재 기업에서 인사업무 (교육, 평가, 성과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를 읽으며 현재 우리 기업 그리고 국내외 많은 기업들에서 행하고 있는 사례가 다양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절절히 느꼈다. 또한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보거나 경험했던 사례가 다수 생각이 났고, 스스로 옳다고 믿고 실행했던 행동을 반성하기도 했다.


"행동 기반 평가" 활용의 부작용


얼마 전 아는 인사 담당자로부터 평가에 대한 불만을 한 가지 들었다. 리더십 인사평가 항목에 '팀원들과 주기적인 커피챗을 한다'라는 항목이 있는데, 보니까 다들 평소에 팀원이랑 소통은 1도 안 하다가 평가 주간이 되니 커피숍 가고 있더란다.


책 드라이브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드라이브 Chapter 6. 목적 - 정책).  

지침서를 정책으로 사용하는 순간 의도치 않게 목적이 있는 행동을 "목적을 잊은 채 목표만 추구하는" 행동으로 옮겨놓게 된다.

친절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부여받은 사람들을 선택 후 그들에게 윤리체계를 제시한다고 해보자. 이제 그들에게 "옳은 일이니까 해달라"라고 부탁하는 대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그 기준을 전부 확인할 수 있게 어떤 일들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많은 기업에서, 인사 평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서 행동 기반 평가 척도를 활용한다. '팀원들과의 소통'이라는 리더십 역량을 유도하고 평가하기 위해 행동지표를 '팀원과 주기적으로 커피챗을 한다'의 항목으로까지 구체화하고, 그것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접근 위에서 말한 사례와 같이 수단과 목표가 목적보다 우선이 되는 부작용을 불러온다. 그리고 이렇게 세부적인 행동단위를 제시하고 평가하는 것은 구성원을 "통제" 하려는 기업의 의도가 들어있다는 생각도 든다.


때문에 역량 평가의 기준을 직원들에게 제시하고 평가하는 데 있어서는 직원들에게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제시" 하되, 그들에게 그 일 하는 방식(행동)까지 통제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보상을 목표로 하는 행동"의 부작용 


얼마 전 난 친구 한 명과 같이 "챌린지"를 하기로 했다.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할 때마다 별이 하나가 부여되고, 별을 덜 모은 사람이 더 모은 사람에게 밥을 사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두 가지의 동기부여 요인을 활용한다. 둘 다 외적 보상인데, 하나는 밥이고, 하나는 경쟁이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은 독일까, 득일까? 

자습서를 한 장 풀 때마다 돈을 받는다는 약속 하에 수학을 공부하는 아이는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훨씬 성실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학에 대한 흥미 자체를 잃을 것이다. (드라이브 Chapter 1. 동기 2.0의 부상과 몰락)

사실 책 드라이브에서도 언급되듯이 "지루하고 반복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이런 챌린지 시스템은 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내키지는 않지만 가야 가야 하는 헬스장에 꼬박꼬박 출석하기에는 이런 보상은 효과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떨까?
지루한 헬스장에 출석하는 데 있어서 그나마 나를 이끌어주는 보상이 없다면 나는 더 이상 헬스장에 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건강한 삶과 몸을 유지한다"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선, 본인에게 즐거운 운동을 선택해서 스스로 "가고 싶게" 만드는 것이 훨씬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스스로에게 어떤 방법으로 동기부여 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내적 동기 요인 (즐거움, 자율, 숙련,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지는 것이 장기적인 습관 유지를 위해 유리한 방법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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