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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랑 Mar 14. 2023

12. 숨비소리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하도-숨비소리길)


 "꾸씨, 추워?"

 코로 이불을 살포시 쳐 내더니 이내 이불 안으로 들어온다. 꾸씨의 코는 여러 가지 일을 한다. 냄새를 맡기도 하고, 들어 갈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더니 얼마나 지났을까?

 "켁! 켁! 켁켁!"

 가까스로 이불 밖으로 나오더니 힘들게 숨을 몰아 쉰다.

 "그러게 왜 들어 갔어?"

  그를 보니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생각났다. 물질을 할 때 참았던 숨을 한번에 내뱉는 소리, 숨비소리였다.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입고, '하도-숨비소리길'을 찾았다. 밭담길을 걸으며 해녀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그 때, 꾸씨가 별방진에 올라섰다.

 "엄마, 저 너머에도 밭이 있어요."

 해녀들이 물질 외에도 밭일을 했다고 하던데....

 말끔히 정돈한 밭이랑을 보니 그들의 고된 삶이 느껴져 서글퍼졌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없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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