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왜 달리고 있나요?
마라톤 경기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Running Pace 사이트에 따르면 남성 세계기록급 마라토너들의 1km 평균 페이스는 약 2분 50초대라고 합니다. 42km를 그 속도로 달린다는 건, 일반인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꼭 정해진 트랙 위에서만 마라톤이 이루어지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속도로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달리고 있으니까요.
저는 요즘 토익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목표 점수라는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중이죠. 그렇다고 계속 달리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중간중간 쉬기도 하고, 글을 쓸 주제를 고민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거나 영상을 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저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생의 트랙은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토익이라는 작은 트랙을 완주하면 졸업이라는 다음 트랙이 기다리고 있고, 그다음에는 취업이라는 또 다른 길이 이어집니다. 마치 양파처럼 하나를 벗겨내면 또 다른 목표가 나타납니다. 그러다 보면, 가끔 길을 잃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왜 달리는 지도 모른 채 그저 달리고 있는 사람들이죠.
저 역시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우연히 토익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저는 ‘토익’이라는 단어가 왠지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부탁해 토익 문제집을 사서 교실에서 펼쳐 풀기 시작했습니다. 모르는 단어뿐이었고, 제대로 풀고 있는지도 몰랐지만 상관없었습니다. 친구들이 저를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게 좋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채점도 하지 않았습니다. 틀릴까 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책은 3일도 가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는 목표를 향해 달린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는 나’라는 모습에 취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달리고 있었던 거죠. 이런 상태로는 오래 달릴 수 없습니다. 잠깐 멈춰 서서,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를 생각해야 하죠.
물론 올바른 방향으로 달리다가 지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거나,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목표를 세웠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실패는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향이 맞다면, 그 시도 자체로도 얻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길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각자의 마라톤을 달리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길 위에서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왜 달리고 있는가.
이번에는 제가 여쭤보겠습니다.
당신, 왜 달리고 있나요?
그럼, 결승선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