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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deal Jun 08. 2024

わびさび

와비사비, 불완전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미의식

나는 항상 완전하고 완벽한 것을 아름답게 여기며 살아왔다. 완전하지 않은 것들이 가지는 아름다움은 들여다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것들은 아름답지 않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밤 하늘에 걸린 달을 올려다보곤 했다. 밝고 둥글게 차오른 보름달이면, 눈에만 담기 아까워 사진으로 남기곤 했다.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아내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서서 조리개로 광량을 조절하고, 초점을 맞춰갔다.

 오늘 밤 하늘에 뜬 달은, 완전하진 않으나, 열심히 빛내고 있었다.

 태양의 빛을 담아내지 못해 그림자 진 초승달은, 최선을 다해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어둠에 갇혔지만, 흔들리지 않는 미소를 띤 초승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늦게, 그 아름다움을 깨달았다. 지금에서야 그 아름다움을 깨달았음에 아쉬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깨달았음에 다행이라는 생각에, 안도감 또한 찾아왔다.

  세상 그 어디에도 홀로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나는 나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완벽하지 않은 나 자신을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 자신도 아름다움을 지닐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렇기에,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다.

 

 와비사비, 불완전한 것에서 찾는 아름다움. 완벽하지 않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삶의 방식. 일본의 전통적인 미의식이다. 나는 이 뜻을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깨닫지 못했었다.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완전하지 않은 것들이 모여 아름다움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조그마한 아름다움들이 파편처럼 모여 더 큰 아름다움이 되는 것이었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로 했다. 비로소 나의 모난 부분도 따뜻하게 감싸 안고, 웃으며 떠나보낼 용기가 생겼다.

 나에게 어여쁜 지혜를 선물한 오늘의 달에게 감사한다.

 내일의 달을 기대하며 나아갈 용기를 얻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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