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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Jan 23. 2024

까치상어 잡아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있었던 일

지난 일요일 시댁행사 다녀오는 길에

노량진수산시장에 들렀답니다


이유는 바로 작은 아이의 까치상어 타령 때문.

작은 아이는 어릴 때부터 생명에 관심이

많아서 개구리, 물고기, 도마뱀, 가재 등

여러 동물을 키워 왔는데요


사실 엄마 아빠는 매번 아이가 키우겠다는 것

안된다고 설득하기 바빠서,

때론 미안한 생각도 들어요 아이의 꿈을

저버리는 건 아닌지. 어릴 땐 웬만하면

받아들여줘야 하는 건 아닌지. 헷갈릴 때가

많아요


이번엔 까치상어에 꽂혀서 노량진수산시장에

가겠다고 엄마아빠를 계속 졸랐네요ㅠ.ㅜ

목동 시댁에 다녀오는 길에 가면 되겠다 싶어

일요일 저녁 무렵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향했어요

작은 아이는 두리번두리번 수산시장 횟집을

둘러보았어요 까치상어는 쉽사리 보이지

않다가 횟집 수족관에서 드디어 발견.


엄마, 까치상어가 있어요
저기요

그래? 얼마인지 한번 물어봐


사실 아이랑 노량진수산시장에 간 이유는
까치상어를 사줄 생각에 간 건 아니었고
까치상어 구경만 하자는 생각에 간 건데
나도 모르게 까치상어가 얼마인지 물어보라는
답변을 하게 되었어요 ㅎㅎ


마음속으로는 까치상어 발견해도 크기가
꾀나 커서 사갈 순 없다는 생각을 했고
아이도 어쩔 수 없이 포기할 거란 생각을
했던 것이죠 ㅎㅎ


아저씨, 까치상어 얼마예요?

사장 아저씨 반응은...

엥? 까치상어?
그건...
관상용이란다...

엄마, 관상용이 뭐예요?
두고 보는데 쓰인다는 뜻이야



사장님의 대답에 가슴을 쓸어내렸죠~

역시 까치상어는 살 수 없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안심을 했는데 그때 또 다른 집으로 달려가는
작은 아이. 포기하고 싶지 않은지 다른 횟집으로
달려갑니다



"엄마, 저기도 까치상어가 있어요

아저씨, 까치상어 얼마예요?"

그 아저씨는 아이를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네가 키울 거니?
집에 수족관 있어?
차는 가져왔니?
네가 키우겠다면
아저씨가 3만 원에 팔게
근데 해수가 필요해서
가져가기 어려울 텐데...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다
아이는 아저씨의 말에
신이 나서 엄마를 조르기 시작합니다

"엄마, 아저씨가 3만 원에 판대요
내가 용돈 모은 걸로
살래요
사도 되지요?"

아이의 말에 나는...

"글쎄...
차도 안 가져왔고
수돗물로는 키울 수 없어서
해수를 담아가져 가야 하는데
오늘은 어려울 것 같아"

엄마의 말에 아이도 이해가 되었는지..

"엄마, 아빠랑 차 렌트해서
다음번에 사러 와요
이 아저씨 명함 가지고 가요"


예전 같았으면 무조건 사달라고 졸랐을 작은 아이가
이젠 상황 파악이 되는지 다음에 사러 오겠다
하니 맘 편히 명함만 받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죠


초등3학년에 들어가는 형님이 되고 보니
무조건 조른다고 되는 게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나 봐요
성장한 아이의 모습을 보니
엄마로서 마음이 뿌듯해졌어요


일요일 저녁 잠깐 들렀던 노량진수산시장 탐방기는
이것으로 종료가 되었어요


그런데 말이죠??
집에 도착하자마자 작은아이는

아빠를 조르기 시작합니다


아빠, 렌트해서 노량진수산시장에
가서 까치상어 살래요

이러는 아이의 황당한 말에
아빠는...


난 반댈세, 수족관은 어쩌고?
해수 구하기도 어려운데.

이러고 이러쿵저러쿵 투닥대는 일요일 밤이
되었죠

사실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논리 정연하게 펼치는 것에 대해
공감해 주고 때론 받아주기도 해야 하는데...

모든 걸 받아줄 순 없으니 아이도 엄마아빠도
힘들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의견이 받아들여지기도,
거절당하기도 한다는 것을 배우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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