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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May 17. 2024

아이들 자는 머리맡에서 눈물이 나온 이유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밤잠을 못 자니 며칠간은 신경이 예민해졌다

나 자신도 추스리기 어려운 탓에

두 아이들 양육하기도 버거운 상태였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 3학년이 되다 보니

자기 고집도 생기고 엄마에게 따지는 경우도

많아졌다

평소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게임시간도 이전보다 더 늘려달라고

아우성 댔고 조절시키겠다는 일념 하에

아이들과 싸우는 날이 잦아졌다


핑계 같지만 잠을 충분히 자고 몸이 피로하지

않았다면 아이들과 대화하며 좀 더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도 있었다

내 몸이 지치고 힘들어가니

아이들이 사사건건 졸라대며 칭얼대는

일들이 버겁게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소리가 커져갔고

급기야는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 될

하게 되었다


"엄마는 네가 싫다, 엄마는 너희들과 잠깐

떨어져 있고 싶어"라고 말하니

큰 아이가 "엄마, 나 죽고 싶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아이에게 해서는 말이 아니었다

머리로는 알지만. 머리도 마음도 지쳐가니

장난만 치고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화가 쌓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야 말았다

엄마, 일에 집중하기도 너무 힘드니
너희들 할아버지 할머니댁으로
가서 지내라
일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그때 함께 살자!

아이들은 엄마의 무서운 한마디에
놀란 눈치였다

아이들은
"싫어, 엄마랑 살거야"
라고 울기시작했다

일단 친정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아이들 키우면서 이 사업
못 할 것 같아
아이들 한 명만 키워줘요
교육비는 드릴 테니까요"

그렇게 말씀드리니
친정 엄마는
"교육비는 무슨. 걱정 말고
아이 둘은 어렵고
한 명만 보내라"
라고 말씀하셨다

난 그 말씀 한마디에
돌덩이를 어깨에 지고 있던 상태에서
한 순간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남편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남편에게
"우리 엄마가 한 명 봐준다고 했으니
시부모님께 당신이 전화해서
한 명 봐 달라고 부탁해봐요"
라고 말씀드렸다

남편은 한참 동안 내 말에 대꾸가 없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표정이었다

나는 내 속도 몰라주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물론 남편도 직장 다니며
퇴근해서 나의 일을 늦은 시간까지
도와주느라 피곤이 누적된 상태였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남편 출근 후
내가 다 대응해야 했다
그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아이들이
'순하다'면 모르겠지만
말도 많고 드센(?) 아이들이라
더 다루기가 어려웠다

어쩌면 나가 나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하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핸드폰 시간제한 없이
그냥 줘 버리면 일이 쉬워질 수도 있겠다
그걸 내 스스로가 허용이 안 되었다

핸드폰 사용시간을
제한하지 않는다면
하루종일 게임만 할게 뻔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걸 눈 뜨고는 볼 수가 없었다
아이들과 핸드폰 문제로
실랑이를 벌일 때면
'그냥 줘 버릴까?'란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아이들 핸드폰 사용량이 점차
늘어나서 공부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교육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아이들 게임 문제로
부모님들이 실랑이를 많이 하는데.
어떤 부모님의 경우엔
아이들이 지겹도록 게임을 하게
놔두면 어느 순간
아이들이 조절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게임에 진심이라면
게임 관련 수업이든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여러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하여튼 아이들에게
잠시라도 떨어져 있자는 말에
아이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몇 시간 후
아이들 태도가 약간은 달라져있었다
"엄마, 내일부터는 잘할게요"라고
말하는 큰 아들
난 속으로 아이들이 며칠이나 갈지...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른 후
아이들이 자고 있는 침대로 가니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아이들을 믿어주지 못해
아이들을 통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들을 믿어줬다면
핸드폰 문제로 매번 다투는 일이
없을 텐데.

그게 맞았다
아이들을 믿지 못했다
아니 나를 믿지 못하니
아이들도 믿지 못했다
나 자신을 더 믿는다면
아이들도 더 믿어주는 엄마가 되지 않을까.
나 자신을 돌아보며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자고 있는 아이들 귀에 대고
"00야, 엄마가 미안해
너희들 믿어주지 못해서 말이야
앞으론 너희들 믿어주는 엄마가
되도록 더 노력할게"
하면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정말 한참을 울었다
그 눈물 안에
그간 아이들에게 잘못한 일들이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엄마인 내가 내면작업을 좀 더
집중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였다
나름대로 내 내면을 돌아보며
치유작업을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았다

더불어
내가 현재 밤잠을 제대로 못 자서
몸이 힘들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는데.
이제는 나 자신에게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으련다
하고 있는 일이 잘 되고 있고
아이들도 잘 크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밤잠 못 자는 건
이제 적응이 돼 가고 있다
여전히 피곤한 기색은 있지만
두 달이 돼 가는 이 시간
나는 내 일에 어느 정도
숙련돼 가고 있다
나는 잘하고 있다
나 자신을 더 믿어주련다
나는 잘하고 있어!
나는 아이들을 믿어주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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