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리츄얼
추운 겨울을 지나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 새해맞이 결심도 하고 봄의 벚꽃을 즐기다 보니, 예고도 없이 여름이 찾아왔다. 길어진 해를 보며 느끼기도 하고, 목 놓아 우는 매미 울음소리에 여름을 알아채기도 한다. 봄이 그려놓은 핑크빛 그림을 지우고, 푸른 풍경을 채워 여름은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여름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축제들이 하나 둘 개최되고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과 수상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여름의 즐거움은 한층 무르익는다. 또 푸른 자연의 모습을 사랑하는 이에게 창너머 풍경은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여름을 불청객이라 부르는 이도 있다. 외부 활동 중 숨이 턱 막히는 더위에 흐르는 땀은 멈출 줄 모른다. 낮에는 파리가 기승을 부리고, 밤에는 모기가 주위를 맴도는 것도 골칫거리다.
사랑도 듬뿍 받고 미움도 많이 받는 여름은 여러모로 인기가 많다.
여름이 오면 시작되는 나만의 의식이 있다. 와인을 상당히 즐겨마시던 나는 여름 초입부터 와인을 입에 대지 않는다. 바야흐로 여름은 맥주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산책도 즐기는 편인데 여름이 오면 그 빈도수가 올라간다. 좋아하는 산책을 하고 사랑하는 맥주를 마시면 ‘여름이구나’라는 생각에 행복한 감성에 취하곤 한다.
내면의 의식도 빼놓지 않는다. 새해에 마음먹었었던 다짐을 돌아보는 것. 굳게 마음먹은 다짐도 봄을 지나 여름에 들면 서서히 녹기 시작한다. 1년의 절반을 지난날, 그 해의 다짐을 돌아보기 좋은 계절이 바로 여름이다. 곧 녹아 없어질 것 같은 물렁한 마음을 다잡아야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여름을 맞이하는 자신만의 의식이 있으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