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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말미골
Apr 04. 2023
젊은 애인
별을 따는 농부
야이 뭐 하노?
전화기 너머 엄마 목소리 벚꽃처럼 터진다
너거 오라비하고 꽃구경 갔다 왔데이
꽃이 하도 고와서
엄마 생각났다 안 카나
예쁜 옷 입고 있으라 카더니
올케하고 와서 데리고 안 나갔나
너거 아부지 가시고 공공근로 다닐 때
회룡포 가는 길에 심은 나무가
월매나 크던지 벌써 삼십 년 안 됐나
꽃도 많고 사람도 많고
오라비하고 팔짱 끼고 안 걸었나
집에 올 땐 실무시 오만 원 주고 갔데이
엄마 애인 머엇지네
하므하므
시 습작 노트
지상 위 한 층을 이루는 벚꽃은 사람들 마음을 거기까지 붕 띄워 놓습니다.
몸이 불편한 노모의 마음만 번 한 꽃구경을 아들이 모를 리 없습니다.
일요일을 반납하고 먼 길을 달려와 꽃같이 고운 엄마를 꽃구경 시켜줍니다.
젊은 남편을 먼저 보내고 공공근로 할 때 심었던 벚꽃길을 아들하고 걷습니다.
아들은 너거 엄마 부탁 한다고 떠나신 아버지의 유언을 따릅니다.
오늘 하루는 아내의 남편이 아닌 엄마의 아들이 됩니다.
내일
시골의 작은
마을 회관에서는 벚꽃이 눈처럼 내리고 벚꽃술에 취한 할머니들이 벚꽃춤을 출 것입니다.
월요일 밤에 두 시간 씩 캘리를 배우고 있습니다.
서툰 솜씨이지만 재미있고 새로워서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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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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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미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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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고 아이들 키우는 것밖에 모르는 농부가 농사짓듯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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