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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l Sep 02. 2023

[뒹굴뒹굴 라이프] 주말 아침 11시

뒹굴거리는 일상 한 조각


느지막이 들어오는 햇살을 피부로 느끼며 느긋하게 눈을 감고 있다.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려 틀어놓은 선풍기 바람으로 시원한 방안, 침대 위에 드러누운 채 배에 이불만 살짝 덮어두었다. 팔다리를 마음대로 뻗어 두고 떠들썩했던 지난밤의 즐거움을 떠올린다.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 차 있던 가게 안, 그 안에 함께 섞여있던 우리의 웃음소리. 힘들다는 투정은 위로해 주고 짜증 나는 회사 험담은 함께 분노했다. 매번 똑같은 추억 얘기는 말할 때마다 생생한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됐다. 가게 밖이 고요하게 느껴질 정도로 수다를 떨고 나오면 집에 갈 시간이다. 인사하는 순간까지 신나게 웃던 친구들의 모습에 슬며시 미소가 난다.


함께했던 어제는 지나가고 혼자 맞이하는 고요한 아침. 살짝 열어둔 창 너머로 들려오는 산책하는 사람들의 도란도란 대화소리가 지나가고, 뒤따르는 아이들의 신난 웃음소리들도 도르르 굴러간다. 눈은 뜨지 않고 꾸물꾸물 몸을 움직여본다.


햇빛은 따뜻하고 선풍기 바람에 방안은 시원하고, 배는 살짝 고프지만 아직 일어나고 싶지 않은 주말 낮 11시. 뒹굴거리며 아침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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