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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는 여행중 Oct 04. 2023

1. 뜨끈하고 든든한 나의 ‘소울푸드’

대전 중리동 [오문창 순대국밥]

   미식의 미는 味(맛 미)가 아니라 美(아름다울 미)를 사용한다고 한다. 원래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큰 행복을 느꼈던 나였지만 언제부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맛집을 찾아 떠나는 모험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전국, 아니 전 세계의 다양한 식당으로 여행을 떠나며 음식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나가고 싶다.


  오늘부터 내가 방문하면서 맛집이라고 느낀 식당들을 하나씩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미식의 ‘미’자도 모르는 내가 광활한 미식의 세계 속으로 한 발짝 들어가 본다.


  누구에게나 영혼을 위로하는 ‘소울푸드’가 하나쯤 있지 않은가. 나에겐 오문창 순대국밥이 그런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언젠가 맛집 블로그를 시작한다면 이곳을 가장 먼저 올리고 싶었다.


  메뉴판을 쳐다도 보지 않은 채, 들어오자마자 주문하는 메뉴는 순대국밥과 미니족발. 밤 11시에 가도, 아침 9시에 가도,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음식을 기다리며 메뉴판을 슬며시 올려다보면, 5000원짜리 순대국수가 눈에 들어온다. 항상 궁금하면서도 국밥으로만 먹던 육수와 면의 조합이 어색할 거 같아 시도를 꺼리게 된다. 그래도 요즘 같은 시기에 오천 원에 한 끼라니. 재방문하면 꼭 먹어보겠다.

미니족발(8000원)

  오문창에 왔다면 필수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니족발. 다른 국밥 집에서도 미니 족발을 함께 곁들여 먹는 걸 좋아하지만 이 집의 족발은 뭔가가 다르다. 사진으로도 감출 수 없는 저 윤기를 보라. 글을 쓰는 지금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새우젓과 함께 한 입 베어 물면 탱글탱글하면서 쫄깃한 식감과 적절하게 간이 밴 족발의 풍미에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

순대국밥(7000원)

  족발을 먼저 음미하다 보면 곧바로 국밥이 나온다. 보이다시피 순대보다는 내장이 풍부한 편. 나는 다대기를 다 풀어서 조금 얼큰하게 먹는 걸 좋아한다. 오문창의 순대국밥은 국물이 굉장히 담백하고 시원하다. 돼지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아 좋다. 깍두기와 후루룩 먹다 보면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이 집은 국밥을 토렴 한다고 들었는데, 토렴은 밥을 국물에 부었다 따랐다 해서 데우는 과정이라고 한다. 사실 토렴을 하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추측건대 밥알 사이에 국물이 더 잘 스며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학 생활을 미국에서 하고 여행을 오래 다니다 보니 한국음식 생각이 자주 난다. 그럴 때마다 귀국해서 대전에 도착했을 때 집보다도 먼저 가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한입 먹으면, ‘아, 집에 왔구나.’ 하고 나를 반겨주는 기분이 들었다. 오문창의 국밥 한 그릇에는 푸근함과 따뜻함이 담겨있다.


  아무리 유명하고 인기 있는 맛집이어도, 각자의 사연과 추억이 얽힌 식당을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이제는 전국의 유명한 국밥집들을 하나하나 정복해나가보겠다.


  대전에 방문하시는 분들 중 국밥을 찾으시는 분들께 이곳, ‘오문창 순대국밥’을 추천한다.


  홍보나 수익창출보단 음식에 대한 나의 경험과 생각을 글쓰기를 통해 공유하고 싶다. 식당과 음식에 엮인 배경과 이야기를 알고 싶다. ‘비밀이야’ 선생님처럼 박학다식한 미식 전문가가 되는 그날까지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여정을 이어나갈 것이다.



평점: 4.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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