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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셋진 Jun 25. 2023

구미, 올레길을 중심으로 거닐어보는 당일치기 여행

몇달 전부터 구미에 취업한 동생을 축하하며 구미에 놀러가겠다고 말은 번지르르하게 했지만 쉽사리 가지 못했었다.

대구랑 구미는 기차를 타도 30분, 차를 타도 30여분 남짓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이지만 또 마음먹고 가지 않으면 생각보다 발걸음이 닿이진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한 귀찮음을 미뤄두기로 하고 6월엔 꼭 가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렇게 구미 당일치기 계획을 잡게 된 3인방.


서로 언제 될지 일정을 조율하다가 6월 6일 현충일인 공휴일에 구미로 시간을 내기로 하였다.

소름인것은 3인방 모두 J형이었기 때문에 맛집, 카페, 명소 등 하루에 일사천리로 동선을 다 짰다, 하하. 너무 맘에 들어.


구미에서 일하는 동생은 구미에서 바로 만나기로 하였고 대구에 사는 둘은 함께 출발하였다. 고속도로 타고 총 4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경상북도 구미시라는 커다란 파란색 표지판을 발견하고 난 뒤 모퉁이를 돌고나니 구미의 아파트 주거단지들이 쫘라락 줄지어서 거리에서 환영하고 있었다. 

운전을 하다가도 주변에 시선을 두면서 이 곳이 구미구나하며 동그란 동태눈으로 계속 바라봤다.


우리 3인방의 첫 일정은 구미에서의 첫 점심식사였다.


01. 구미에 흔하지 않은 인생 텐동 맛집 : 텐동코마츠

여러가지 검색을 해봤을 때, 구미에서 엄청 유명한 인생 텐동집이라고 하길래 다른 맛집은 고사하고 텐동집으로 향하기로 하였다.

텐동이면 여러가지 야채, 생선, 해물 등을 튀겨서 밥 위에 올려먹는 것인데 지금까지 먹었던 텐동과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얼마나 맛있길래 그러는걸까 궁금하기도 했다.


오픈시간이 11시 30분이었고 먼저 도착해있던 동생이 12시 부근에 줄을 미리 서있었다. 거의 오픈시간에 맞춰 일찍 갔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져 있었다.

구미역 바로 근처고 흰색 간판으로 텐동코마츠라고 일본 감성 분위기를 자아냈다. 들어가는 문은 원목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아늑하면서도 어둑한 조명

그리고 원목 테이블 및 바 로 맞이하고 있었으며 잠시 일본에 온 것 마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메뉴 종류를 살펴보니, 페셜, 아나고, 에비, 코마츠 이렇게 4개의 텐동으로 고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상세하게 어떤 재료들이 들어가는지 속속들이 파헤쳐보니 스페셜과 아나고에는 온센타마고라고 해서 온천계란이 들어가는데 다른 2종에는 들어가지 않았으며 장어가 들어가는 것도 있고 아닌 텐동도 있었다.

우리 셋은 구미에 그것도 텐동집에 또 언제 와보겠냐며 가장 값 비싸고 재료가 듬뿍 들어간 '스페셜'을 3개 주문했다.

하이볼도 종류별로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는데, 운전을 해야했기에 입맛만 다시며 텐동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수다 떨며 기다리다 보니 장어, 새우2, 단호박, 연근, 오징어, 꽈리고추, 가지, 김, 온센타마고까지 그릇에 넘칠 정도로 아주 푸짐하게 담겨져 있는 '스페셜 텐동' 나왔다.

진짜 보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튀김옷은 안에 내용물이 어떤것인지 비칠정도로 얇았지만 내용물이 엄청 튼실하고 컸다.

그리고 와사비 필요하실까요?물어보셔서 나는 냉큼 달라고 했다. 옆에 구미 2인방은 와사비 필요없다고 하다가 내꺼 한번 얹어서 먹어보라 해서 먹고난 뒤 부터는 결국은 1인 1와사비 추가했다.


여기에서 텐동 맛있게 먹는 순서가 나와있었는데 장어>새우>야채 순으로 먹으라고 앉은 자리 한 구석에 적혀있었다.

그걸 보고 그렇게 먹어봐야겠다 하고 장어를 먼저 한 입 베어 먹을려고 젓가락으로 집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봐왔던 장어 튀김 중 단연코 가장 컸다.

사실 좀 과장해서 이거 하나만 다 먹어도 배부를 것 같았다. 16000원에 이 퀄리티를 즐길 수 있다니 정녕 이게 맞는 것일까 기분 좋은 의문도 살짝 들었다.

몸에 좋은 것부터 먹다가 배부르면 야채는 조금 덜 먹어도 되니까 텐동도 나름 전략적으로 먹게 됐던 것 같다.


장어, 새우 그리고 온센타마고 안의 노른자를 터뜨려 소스에 버무려져 있는 밥과 함께 스며들게 한 뒤 튀긴 야채를 얹어 먹었다.

잘 익은 치킨에 겉바속촉이란 표현이 있다면 괜찮은 텐동에는 겉바속밀이란 표현을 붙이고 싶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밀도있게 꽉차는 맛.

텐동코마츠에서 먹었던 텐동을 생각하며 적어본 표현인데 꽤 알맞은 표현인것 같다.

먹다보니 정말 맛있고 마음 같아선 다 먹고 싶었는데, 단호박과 연근 조금을 남긴 것 같은데 아직 생각난다. 내 입에 들어가지 못한게 미안할 따름이다.

그만큼 엄청 엄청 배불렀다. 거대한 양과 스페셜한 김의 향연.

다른 텐동과의 차이점을 얘기해보라면 압도적인 내용물의 크기와 얇지만 바삭바삭한 튀김은 정말 최고였다.

텐동을 먹으러가보면 보통 튀김옷이 많이 두껍거나 안에 야채들이 기름에 많이 절여져 있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 곳은 그렇지 않았다.

입으로 바삭한 튀김옷을 제거하고 나서 안에 야채들을 베어 물었을 때 야채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먹어보니 왜 인생텐동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해도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맛 본 텐동 집 중 Top3에 들어가는 것 같다.


구미가면 꼭 한번쯤 들러서 맛보길 추천한다.



그렇게 텐동코마츠에서 즐겁게 텐동을 즐긴 후 우리는 배가 남산만해져서 터질 것 같은 배를 부여잡으며 어딜 좀 거닐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우리가 계획때부터 고대했던 올레길을 가보기로 하였다. 올레길은 예전에 추운 가을날에 와서 한번 거닐어 본적 있는데 여름에 가는 올레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런 초록초록한 풀잎 가득한 도시인 구미의 여름 올레길은 어떠할지 조금은 기대가 되었다.



02. 초록한 풀잎 냄새 가득한 향,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 : 금오산 올레길


금오산 올레길은 금오저수지를 따라 금오정을 비롯하여 배꼽마당, 생태습지, 부잔교, 유선장 등의 시설과 숲길이 잘 마련되어 있는 수변 산책로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수변 산책로를 따라 거닐다보면 초록초록하고 깨끗하게 일렁이는 저수지 물이 가득한 올레길의 매력에 푸욱- 빠지게 된다.

내가 방문했던 이 날은 정말 날씨가 미세먼지 한 점 없이 맑고 푸른 날이라 구미 금오산 올레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복 받은 날 중의 하루라고 생각이 되었다.


처음 올레길을 시작했던 구역은 탁 트인 물이 잘 보이는 저수지보다 흙과 나무들로 둘러싸인 숲길이었다.

이 곳을 거닐고 있는 아주머니들도 보였고 푸르른 나뭇잎의 냄새가 향긋했으며 피톤치드 가득한 느낌 그 자체였다.

그렇게 숲 내음 가득한 이 곳을 정처없이 걷다보면 어느 순간 우리에게 우거졌던 나무들이 걷혀지고 하늘을 그대로 마주하고 있는 저수지가 눈 앞에 펼쳐진다.


나는 그 시원한 저수지를 마주하자마자 '우와!' 감탄사를 연발로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자 아름다운 올레길이라고 저절로 생각이 들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런 좋은 풍경을 눈으로 담을 수 있는 것이 새삼 놀랍고 감사하기까지 했다.

노래를 틀어놓고 한동안 풍경을 계속 바라보았다. 그렇게 바라보고 걷다가 반쯤 거닐었을 때, 따가운 햇볕 속 금오정이 눈에 들어왔다.


금오정에서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고 경치를 감상하며 사진을 찍는 분들도 있었다.

3인방 중 사진 찍히는걸 좋아하는 1인은 금오정에서 사진을 남겼는데 생각보다는 예쁘게 담기지 않았다.

이 말은 즉슨, 금오정은 직접 가서 구미의 경치를 감상하며 눈으로 담아야 가장 예쁘다는 의미이다, 하하.


그렇게 금오산 올레길의 1/3을 거닐었을즈음 우리는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금오산 올레길은 무지막지하게 넓고 크다.

전부 다 돌려면 총 2.7km인 50분을 걸어야하는데 여름의 뜨거운 햇빛을 견뎌내기엔 우리는 다음 일정이 있었기에 어느정도만 감상하기로 하였다.

(올레길 돌다가 아이스크림 사먹은건 안비밀, 나는 젤루조아)





그렇게 땀을 주륵주륵 흘리며 다시 차로 이동하여 야외활동은 어느정도 한 것 같으니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목에 축이기로 하였다.

당연히 3인방이 미리 알아봤던 카페로 향하던 찰나 혹시나 해서 영업시간을 찾아봤는데 맙소사..! 휴무였다.

원래 갈려고 했던 카페는 구미 금리단길의 '페트리코'라고 음료도 맛있고 분위기가 힙한 카페였는데 바로 다른 카페를 알아보기로 하였다.

날씨가 너무 뜨거웠기에 차를 골목길에 세워두고 근방에 있는 카페를 가기로 하였다.


어디를 갈까하다가 거리에서 벽돌로 둘러쌓여 가정집의 느낌을 주는 네모난 각진 건물의 형태가 저절로 우리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그 곳의 카페 이름은 'LASSEMBLY', 라셈블리였다.



03. 퐁당라떼가 유명한 카페 : LASSEMBLY(라셈블리)

3인방이 계획해서 간 카페는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만족스럽게 잘 즐기고 온 카페이다.

네이버에서는 별점 5점 중 4.72점을 깔끔하게 자랑하는 구미에서 꽤나 유명한 카페인듯 싶다.

앞서 말했지만 벽돌 양식의 서양 건물 느낌을 많이 받았으며 카페 앞쪽에 배치되어있는 테라스 분위기의 화이트톤 테이블과 의자가 참 마음에 들었다.



이 곳의 메뉴는 시그니처인 퐁당라떼와 시나몬 퐁당라떼, 그리고 시즌음료로 수박주스와 천도복숭아 아이스티, 천도복숭아 에이드를 핵심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퐁당라떼는 엑설런트 아이스크림이 라떼에 퐁당 빠져 달달하고 부드러운 커피인데 오리지널 퐁당라떼에 이어 시나몬이 묻혀져 있는 시나몬 퐁당라떼도 있다.


우리는 퐁당라떼 1개, 시즌인 수박주스 1개,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렇게 3개를 시키기로 하였다.

바깥의 벽돌양식의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아늑한 화이트톤의 벽과 우드형 테이블이 우리를 반겨준다.

하지만 너무 새 것 같지 않은 때 탄 시멘트 자국이 오히려 이 감성과 잘 어울려서 좋았다. 테이블마다 간격도 촘촘하지 않고 삼삼오오 각자 모여서 딱 얘기하기 좋은 공간이었다.

감성있는 엽서들이 벽에 붙어있고 통창에 마주하여 비춰지는 금리단길 동네의 건물이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시킨 건 수박주스였는데 워낙에 수박주스를 좋아하는지라 라셈블리의 수박주스도 과연 기대가 되었다.

수박주스는 너무 달지도 않고 시원함을 날려주는 맛이었으며 이런 느낌의 카페에서 땀을 식히며 바깥구경을 하며 마시는 기분이 참으로 행복했다.


여기서 1시간을 수다를 떨었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흘러 3시가 되었다.

음료도 다 마셨고 우리는 다음 일정인 채미정으로 향하였다.



04. 구미에서 느끼는 옛 정취의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 채미정(採薇亭)

구미 여행을 하면서 맛집, 카페를 가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나는 항상 느끼는게 그 지역만의 숨어있는 역사 명소를 보는것이 되게 뜻깊고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구미여행 계획을 짜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채미정'이라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이 존재한다고 하여 우리가 가는 금오산 올레길과 멀지 않아 다녀오기로 하였다.



이 건물은 야은 김재(1353~1419) 선생의 충절과 학문을 추모하기 위하여 조선 영조 44년(1768)에 건립한 정자이다.

야은 선생은 고려시대인 1386년에 진사시에 급제하고 성균관 박사를 거쳐 문하주서에 올랐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 왕조가 들어서면서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 하여 벼슬을 마다하고

선산에 머무르며 고려왕조에 대한 도리를 지켰다.


'채미'라는 이름은 야은 선생이 고려 왕조에 절의를 지킨 것을 중국의 충신 백이, 숙제가 고사리를 캐던 고사에 비유하여 지은 것이다.

채미정은 흥기문을 지나 우측에 있는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팔각지붕집이다. 뒤편에는 야은 선생의 충성스러운 마음을 기린 숙종의 어필오언구가 있는 경모각과 유허비각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채미정을 본격적으로 맞이하기 전 물이 흐르는 돌다리는 정말 평화롭고 좋았다.

이런 곳에서 살면서 이러한 물소리와 함께 자연의 정취를 느끼며 거닐고 생각 정리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마음이 군더더기 없이 깨끗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돌다리를 건넌 후 기와가 아름답게 얹어져 있는 지붕의 대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면 팔각지붕의 채미정이 바로 보인다.

채미정의 풍채는 위엄있고 세워진 기둥 사이로 보이는 공간들의 힘이 우직하게 느껴졌다.

원래 채미정안의 고리가 달린 문은 닫겨져 있기도 하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바람이 잘 통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활짝 펼쳐져 있어 더욱 시원해 보였다.

지붕 모양은 팔각이라 정자를 훨씬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고 역사명소를 다니면서 팔각지붕은 보기가 어려웠는데 되게 신기했다.




채미정 구경을 마치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 배를 채우러 가기로 하였다.

사실상 그 전에 텐동을 배부르게 먹었던 지라 배가 그렇게 고프지는 않았다. 그래서 원래 미에서 핫하다는 베이글 신상카페인 '어스베이글'을 방문하려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단길 골목에 주차를 하려고 하였으나 지옥의 주차난으로 주차자리를 헤매다가 기를 빼앗겨 급으로 배가 고파졌다.


정말 웃긴 현상이다.


3인방은 차 안에서 열심히 논의한 결과 계획짤 때 찾아 놓았던 구미 인동 수제버거 맛집인 '써드메이'를 가기로 하였다.

본격적으로 저녁 식사를 하자고 셋이 입 모아서 외쳤다.

금리단길쪽에서 인동까지는 사실상 차로 25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보면 되는데 금리단길 주차난을 겪는 것보단 훨씬 나은 대안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차를 이끌고 우리는 써드메이로 향하였다.



05. 파스타와 볶음밥이 맛있는 구미 인동의 수제버거 맛집 : 써드메이(THIRD MAY)

수제버거가 사실상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써드메이는 우리의 예상을 뒤집어 놓았다.

수제버거도 맛있었는데 파스타랑 볶음밥이 정말 정말 맛있었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는 가게인데 나는 여기를 한번 더 가고 싶은 의사도 확실히 있다. 그만큼 기억에 남는 구미의 맛집이다.



메뉴판을 보면 수제버거집인데도 불구하고 파스타, 피자, 볶음밥, 샐러드 및 사이드 메뉴까지 생각보다 메뉴가 정말 다양하다.

수제버거 말고도 여러 종류의 음식이 있기 때문에 2명이서 와도 좋고 여러명이 와서 메뉴를 같이 시켜 사이좋게 나누어 먹어도 좋을 것 같다.

3인방은 수제버거집의 시그니처인 5/3 시그니처 버거를 주문했고 새우 루꼴라 오일 파스타, 소고기 버터 볶음밥을 함께 시켰다.

수제버거 맛집이라 해서 함께 주문한 파스타와 볶음밥은 크게 기대가 없는 편이었다.



일단 수제버거는 크기가 컸기 때문에 모든 재료들을 한꺼번에 먹을 수 없었다. 나이프로 고르게 먹기 좋게 자른 뒤 식사를 시작했다.

한 입 먹어봤을 때 빵은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베이컨도 잘 구워져서 육즙이 치즈와 싱싱한 다른 야채들과 입에서 잘 어우러졌다.

여기서 케찹은 일반적인 케찹이 아닌 가게에서 수제로 만든 케찹같았다. 새콤달콤한 맛 뿐만이 아니라 풍미가 느껴지는 케찹이라 감자튀김 하나를 찍어 먹어도 기름진 맛을 중화시켜 주었다.


새우 루꼴라 오일파스타는 보통 오일파스타를 먹으면 면과 오일이 따로 노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깊은 오일의 맛이 향긋한 루꼴라와 너무 잘 어울렸다.

새우, 루꼴라, 방울토마토 이 3가지만 들어가도 전혀 모자라지 않고 풍족한 느낌이 들었다.

3가지 시킨 메뉴 중 사실 가장 맛있었던 건 소고기 버터 볶음밥이었다. 한 숟가락 하자마자 뇌리에 스쳐가는 한마디는 '와.. 어떻게 이런 맛을 내지?'였다.


그만큼 인상 깊고 1인 1접시 하고 싶은 맛이었다. 버터로 볶았다고 하지만 무언가 다른 손 맛이 들어간 것 같았다.

사각사각 썰어놓은 야채들과 양념에 맛있게 절여진 소고기가 고슬고슬한 밥과 적절하게 볶여져 집에서도 만들어 먹고 싶은 레시피였다.


수제버거 맛집에 왔지만 파스타와 볶음밥이 더 맛있었던 써드메이, 구미 들리면 꼭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이렇게 올레길을 중심으로 거닐어보는 구미 여행기를 소개해보았다.

사실 여행이라는게 하루가 될 수도 있고 2박 3일이 될 수도 있고 또 한달살이 장기간이 될 수도 있다.

어떠한 장소를 얼마나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여행은 마음먹기 따라 다른건데 내가 느끼는 소소한 행복, 그 곳에서 느끼는 향기, 소중한 추억 등 모든 작은것에서 부터 여행이 될 수 있다.


나의 구미 당일치기 여행도 단 하루지만 가고 싶다고 마음먹고 어디 갈지 계획을 짜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그 곳의 정취를 느낀다는 것.

그 자체가 귀중한 기억이자 가장 특별한 여행이다.


언제든 마음먹고 당장 떠나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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