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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아 Apr 25. 2024

나파밸리의  몬다비 (Robert Mondavi)

나파밸리 와이러니 여행 2 

로버트 몬다비는 이쪽 나파밸리의 와인을 유럽의 와인과 견줄만한 위치로 올린 와인메이커로 유명하다. 몬다니 와이너리는 1966년에 설립되었다. 대부분의 와이러니처럼  몬다비 와이러니는 나파밸리를 지나서 그 북쪽  오크빌이라는 곳에 있다. 그런데, 현재는 공사 중이다. 2025년에야 와이러니가 다시 오픈한다고 한다.  대신 나파 (City of Napa) 다운타운에 Mondavi Arch and Tower라는 빌딩에서  와인 테이스팅만 운영 중이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나파밸리에서 와인테이스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좋은 와인과 음식을 기대한다면 몬다비로 가라고 권할 것이다. 여기서는 몬다비의 서사가 그 맛과 운영방식에 반영되어 있다. 화이트 와인 둘 레드와일 둘을 먹었는데 그중에 몬다비에서 자랑하는 Fumé Blanc (푸메블랑)이라는 화이트 와인이 특이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은 오크통에서 숙성하지 않은 것이 보통인데  이 와인은 오크통에서 오랫동안 숙성이 되어 위스키나 코냑에서 맡을 수 있는 오크의 향이 과일향과 같이 난다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이 와인에 쓰이는 포도나무가 주로 석회암이 많은 흙에서 자라기 때문에 스모키 한 향도 난다고 한다. 와인의 기본 과일향에 스모키 한 오크향. 과연 어떤 향일까?  사실 들으면서도 '설마'했다. 미국 사람들 특유의 과장이 많이 묻힌 말이라고 생각하고 마셨다. 그런데... 정말 그랬다. 설명한 그 향이 모두 향긋하게  잘 섞여서 코와 입을 즐겁게 해 주었다.  고급와인을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같이 마시던 동반인들의 표정이 모두 똑같았다. ^^; '진짜네' 하며 놀라는 모습. 모두 나처럼 와인에 대하여 서버가 열심히 설명할 때 다 반신반의하였나 보다. 




보통 와인에 대한 설명을 보면  다양한 과일 및 너트 향 등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솔직히, 그 향들이 뚜렷이 구분되어 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와인에 대하여 선호도를 물을 때 그냥 "너무 드라이하지만 않으면 돼' 하고 대답하곤 했다. 와인의 맛의 세심함은 전문가만이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하고 의심을 품어왔다. 그리고 예전에 와인 동호회를 나가는 지인이 한 이야기가 있다.  동호회 모임에 나가 와인을 먹게 되면 처음엔 향과 맛을 음미하면서 먹다가 나중에 자리가 무르익으면 그냥 소주 먹는다고. 그의 그런 우스개 소리가 나의 와인의 세심한 맛 감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강화시킨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서 그 오래된 선입관이 깨져버렸다. 탄성들이 터져 나왔다. 어머나, 유레카, 오 마이갓, 할렐루야... 다  좋다는 뜻이다 ^^;. 


또 하나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음식이다. 대부분의 와이러 니들이 안주로 내놓은 것은 치즈보드이다. 치즈 조금, 과일 조금, 너트 조금씩 섞여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전문 세프가 직접 요리를 한다. 단순한 안주가 아니다.  재료도 신선하고 메뉴도 브런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아주 전문적인 요리다. 올리브는 짜지 않고 여러 가지 허브의 향이 나는 듯 안 나는 듯 따뜻하게 구워져 있었고, 샐러드는 싱싱하고 좋았으며 드레싱은 적절하게 부드럽고 새콤했다. 베이비 양배추 (Brussel)은 겉이 빠삭하게 구워졌다. 모두 안주를 한 입씩 먹어보고는 아까와 같은 탄성이 나왔다. 그냥 안주 하나를 더 시켜서 그냥 한 끼 식사로 하였다. 먹고 마시는 것으로 행복함을 맛본 시간이었다. 



이곳이 나파(City of Napa)의 다운타운에 위치한 관계로 와인테이스팅이 끝난 후 나파의 도심을 걸었다. 아주 작은 마을이다. 나파 강 (Napa River)가 있고 그 강가를 중심으로 카페와 식당과 숙박시설이 예쁘게 치장하고 늘어서 있다.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안락함이 있다. 그동안 나파밸리에 여러 번 왔어도, 나파 시내를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가 워낙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아주 작은 것에도 스토리를 곁들어 흥미와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유명한 Napavalley inn (나파밸리 여관) 은 오래전에 나파의 제분소 건물을 수선해서 숙박시설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 서사가 없으면 그냥 오래된 숙박 시설에 불과할 테지만, 나파의 서사가 같이 할 때 그 건물과 약간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주변의 조각작품과 벽화는 수줍음을 벗어던지고 당당하게 관광객에게 윙크를 한다.  2월 초인데 다양한 색상의 동백이 활짝 피었다.  나파밸리의 모든 포도밭의 젖줄과도 같은 나파강에는 다양한 무늬와 색을 한 거위들이 한가롭게 떠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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