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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순 Feb 25. 2024

너의 첫 번째 졸업을 축하해

며칠 전 아이의 어린이집 졸업식이 있었다. 졸업식은 아이들이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장구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졸업가운을 입고 가족들을 향해 웃으며 아이들이 들어왔다. 유치가 빠져 앞니가 없는 채로 웃음 띤 아이들이 사랑스러웠다. 선생님의 구령에 맞추어 진지하게 공연하는 모습에서는 어린이집 최고 형님반의 위엄이 느껴졌다.

아이는 4살 가을부터 3년 넘게 이 어린이집에 다녔다. 12월 생에 낯가림도 심해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또 코로나 시기와 겹쳐 2년 간은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기에 선생님, 친구들과 의사소통은 잘할 수 있을지 안쓰러운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가족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한 뼘씩 쑥쑥 커갔다. 좀 더디 자라는 시기도 있었고 친구와 다툼에 속상해했던 나날도 있었지만 밝고 명랑하게 아이답게 커갔다. 아이가 쑥쑥 커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선생님들의 사랑과 헌신에 참 감사한 마음이 크다.  

아직 아이의 어린이집 졸업이 실감 나지는 않는다. 집안 구석구석에는 어린이집에서 활동했던 만들기, 학습지 모음과 선물 등이 남아있다. 나는 사진과 영상을 보고 또 보며 졸업식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월 남은 한 주간도 여전히 그리울 것 같다. 그 그리움이란 내 아이의 아가였던 모습인지 30대 초반의 초보 엄마, 내 모습인지 둘 다인지 모르겠지만. 마음껏 그리워하고 아이와 함께 초등학교라는 새로운 곳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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