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대 Jun 24. 2023

종이 너머로 본 아쉬움,
<문 너머의 세계들>

마법 세계에서 쫓겨난 아이들이 모여 전하는 인간의 본성

사후 세계에서 쫓겨나다


 안녕하세요, 저는 낸시라고 합니다. 저는 우연히 지하실에서 '문'을 발견했는데요. 그 문으로 들어가보니까 

'망자의 세계'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죽은 자의 세계, 사후세계, 저 세상이 있었다고요. 못 믿으시겠다는 표정이네요. 괜찮아요. 제 세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두 사람, 그러니까 부모님조차도 저를 믿지 않으니까요. 저는 6개월 동안 망자의 세계에 있었고, 그동안 부모님은 저를 찾아 헤매셨대요. 다시 찾은 자식이 반갑지도 않은지 '우리의 진짜 딸'이 돌아오길 바란다면서 저를 '대안학교'에 보내버렸답니다.

사진 출처: 라이브사이언스

< 너머의 세계들>을 다 읽고, 주인공인 낸시의 시점에서 바라본 작품의 초기 설정을 서술해보았다. 네뷸라상, 휴고상 등 다양한 상을 고루 수상한 이 작품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을 소재로 서사를 풀어내는데, 우리는 여기서 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  


학교의 목적은 다시 문을 찾는 것


 우연히 을 통해 이세계(異世界)에 갔다가, 우연히 또 쫓겨나서 다시 현실을 마주한 아이들은 그 간극에 적응할 새도 없었다. 아이들의 부모가 그저 본인의 자식이 현실에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고, 강제로 대안학교에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아이들마다 나타나는 문이 달랐고, 문을 열고 맞이한 세계도 달랐다. 문은 무엇을 의미할까

주인공인 낸시가 학교에 처음 도착해서 만난 룸메이트인 스미는 '페어리랜드'에 다녀왔다고 했고, 다른 아이들도 모두 비현실적인 세계에 다녀온 경험이 있었다. 놀랍게도 이 학교의 목적은 다시 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평범하지 않음은 비판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스폰지밥의 한 장면, ' 초심자를 위한 평범해지는 법'

 <문 너머의 세계들>에서 은 '강요되는 성숙함'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평균을 정상으로 보는 사회'로 해석할 수 있다. 은 '기존의 일반적인 무언가'를 상징한다고 나는 해석했다. 그래서 '문 너머'라는 건, '일탈'로도 볼 수 있다. 동시에, 일탈이라는 것이 평범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해서 비판받아 마땅하지는 않다라는 걸 알려주기도 한다. 평범하지 않음은 비판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작중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그들의 애정이란 나를 고치고 싶어 하는 것. 내가 망가지지 않았다는 걸 받아들이지 않았어. 

아쉬운 도입부, 아쉬운 초반 설명


 <문 너머의 세계들>에는 현실로부터 상처입은 아이들이 '평범하지 않음을 인정하지 않고, 남들과 비슷한 것만을 추구하는 현실'로부터 다시 탈출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잔인하지만 또렷하게 그려져 있다. 다만, 읽기 전에 먼저 온라인 서점의 리뷰나 유튜브 영상 등을 먼저 시청하여 사전 정보를 얻는 것을 추천한다. 소설의 도입부가 다소 불친절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마법세계로 통하는 문이라니,  내 앞에도   나타났으면 좋겠다.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다양한 개념들을 숨겨놓은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 많은데, 다크 판타지라는 장르 특성 상 초반부에는 최소한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이다. 아무 사전 지식 없이 본 도서를 접한다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으며, 서양 문학 특유의 표현이나 느낌이 강하여 소설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 너머의 세계들>의 책문을 열기 전, 준비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도서를 협찬해주신 하빌리스 에게 감사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명은 과잉보호, 한 명은 방치. 결과는 같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