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수천 번 찌개를 끓인 끝에 세상의 식탁을 바꾸고, 어떤 이는 힘겨웠던 문제의 해법을 찾아 사람들을 돕는다. 덕분에 우리의 매일이 풍요롭다.
매일 아이를 데려다 주는 길에 만나는
과속방지턱을 볼 때마다,
잦은 사고를 염려하고 막을 방법을 궁리하여
결국 그곳에 낮은 둔덕을 만들어 둔 마음들에 감사하게 된다.
내가 누리는 작은 시설 하나,
생활의 이기利器 하나하나가
이런 숙고와 공들임을 거쳐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러니 오늘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이
얼마나 놀랍고 감사한가.
하지만 이즈음에는
감사의 크기만큼 슬픔도 크다.
이제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이 못 되어
사람을 낳지 않고
그리하여 사람이 준다고 한다.
우리는 얼마나 사람이 줄어야
사람이 귀한 줄을 알게 될까.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을 만들자고 생각하게 될까.
사람이 오지 않는 세상이,
사람이 오지 않아도 슬퍼하지 않는 세상이
나는 몹시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