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 행동했다.
이전엔 그러려니 했을 상황,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주장했고 할 수 있는 표현들을 거침없이 했다.
또 누군가에는 서운했던 감정들을 토해냈다. 더 이상은 내 마음에 담아둘 수 없을 만큼 배려란 공간이 없었기에 난 서슴지 않았다.
내가 아닌 아니 이 모습도 숨겨진 내 모습 중 하나였을 뿐인데 그리고 드러냈을 뿐인데?
되려 마음에 짐이 더 늘어난 기분였다.
그랬던 사람였다면 이번에도 별 거 아닌 행동처럼 여겼을 텐데 화를 잘 내지 않는 나로선 표현이 서툰 나에겐 이 같은 행동들은 되려 날 공격하는 듯했다.
화를 표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던데 나도 어느 정도는 연습이 됐겠지 싶었는데 여전히 불편하고 부대낀다. 어쩌면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 든 것만 같았다. 아니면 내가 쓰는 소통에 한계를 느껴서였을까 좀 더 건강한 대화법을 연습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뒤엉킨 실타래를 풀려고 하면 할수록 상황은 풀릴 듯했지만 내 마음은 더 뒤엉키려 하는 게 문득 내게 뭐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냥 가만히 지켜봐도 나쁘지 않겠다는 걸
내가 굳이 나를 드러내지 않아도 괜찮아질 수 있다는 것을 관계에 있어 나의 노력이 결국 나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일들이라면 불편을 감수할 만큼 그 노력의 가치는 없을 수 있다는 것을
노력을 하기보다 어쩌면 내게 벌어진 상황,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 모두 내 뜻대로 바람대로 이뤄진 게 아니라면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나와 다른 행동을 보인 모든 것들을 지금은 잠깐 후회스럽기도 하기에
다음번엔 그저 흘려보낼 수도 있는 구름 같은 사람이 되어있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