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가는 너의 모습
잊고 싶지 않은 나의 아기야
4살과 5살의 모습은 참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차이 역시 꽤 크게 느껴질 정도로 작년과 올해는 기분이 묘합니다. 마냥 어린아이, 철부지 같다가도 고집스러운 아이 같았는데 이젠 제법 좀 컸다고 꽤 논리 있게 자기주장도 펼칠 수 있는 5살 어린이 느낌입니다.
육아가 힘들다 느껴졌을 땐 시간이 빨리 흘러가길 바랐습니다. 기어 다니기 시작할 때쯤 빨리 말이라도 트여 대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남편처럼 저 역시도 그 순간의 힘듦이 나중엔 덜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건 착각이었지만 요즘 들어 힘들다는 생각보단 아쉬운 마음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잠들고 잠이 깨기까지 곤히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아직 아기 같은 얼굴인데 몸이 길어져 있을 때 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요동칩니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싶으면서 몽글몽글 해진 마음 행여 들킬까 괜스레 아이 다리만 주물럭 거립니다. 그리고 일어날 때쯤 최대한 밝게 웃으며 모닝 인사를 건넵니다. 그리고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도록 여기저기 스킨십을 해주곤 함께 일어나는 매일 아침입니다. 이 시간이 언젠간 이뤄지지 않을 수 있잖아? 또 하고 싶어도 못할 그리울 순간이 될 것 같아 해 줄 수 있을 때 더 많이 하자는 요즘의 마음입니다.
누군가의 부모가 된다는 마음은 스스로를 철들게 합니다.
나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나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혼자였을 땐 잘 몰랐고 둘이 되어서도 긴가민가 했던 것을 아이가 생기고나니 조금씩 뚜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만 커 가는 게 아닌가 봅니다. 저라는 사람은 때로 정체되어 있을지 몰라도 엄마라는 이름의 삶은 아이와 함께 계속 커 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갖지 못했다면 이 모든 것을 느끼지도 여기에 글로 써내려 갈 수도 없었겠죠. 그래서 전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5살이 되어도 여전히 아기 같은 제 아이에게 오늘도 제가 줄 수 있는 사랑을 남기길 원하며
오늘의 여유가 있는 시간 속 짧게나마 이야기를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