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모임 2025.10.22
배풍등,
등을 달아 놓은 듯해서 배풍등인가?
수리산을 거의 10년을 오르내렸다. 늘 스쳐 지나가는 길에 있는 배풍등이었는데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이름도 처음 듣고 눈을 마주친 것도 처음이다.
배풍등은 성불사 철망으로 된 담장에 걸쳐 매달려 있었다. 양지가 별로 없는 틈에서도 햇볕이 잘 들어오는 한 자리를 골라서 배풍등을 피웠다.
배풍등은 다년생 활엽 반초본이다. 초본이지만 줄기가 굵어져 목본 화하기 때문이다.
가지과여서 꽃이 꼭 가지꽃 같이 핀다. 8월 9월이며 그 모습을 볼 수 있고 취산꽃차례다.
잎은 달걀형으로 어긋난다. 하지만 끝쪽으로 가면 잎이 갈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그린 그림은 끝쪽에 있는 모습을 그린 거다.
10월 이맘때 배풍등 열매가 맺힌다. 처음엔 녹색이었다가 점점 검푸른색으로 변하면 붉은색을 발한다. 빨간 등을 켠다.
열매 안에는 씨앗이 곳곳에 흩뿌려져 박혀 있는 장과다.
자연 속을 돌아다니며, 또 그것을 그리며 늘 갖게 되는 생각
참 찬찬히 볼 게 많구나. 찬찬히 보면 볼수록 인생은 찬란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추가)
배풍등 이름의 한자어가 排風藤다. 바람을 밀치고라도 타고 올라간다는 뜻이다. 처음 이름을 붙여준 이는 이 런 모습에 매료되었던 듯 하다. 그러니까 내가 짐작한, 등을 달아놓은 듯 해서 배풍등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나에게는 빨간 열매가 등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