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자리를 또 보는 즐거움

식물 모니터터링

by 이경아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 식물 모니터링을 나갔다. 지난주보다 훨씬 따뜻한 날씨에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또 어떤 친구를 만나고 지난주에 봤던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날씨가 따뜻해 지난주와는 다르게 모니터링할 장소로 곧장 가지 않았다. 곳곳에 멈춰 풀들을 봤다.

지난주에 무릇을 알려준 선배가 나에게 오늘 무릇을 가리키며 무언지 물었다.

입에서 맴맴, 알려주지 말라고, 거시기 거시기를 몇 번 읊조리고 결국 무릇이란 이름을 찾아냈다.

잎이 얇고 기다랗고 끝이 뾰족한 풀, 뿌리 쪽으로 다갈색을 띠고 있는 무릇.


그다음 무릇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잎의 길이가 더 짧고 녹색인 풀을 가리키며 선배가 무언지 물었다.

이 아이는 또 뭘까?

뜻밖에 환삼덩굴이라고 했다. 내가 알고 있는 환삼덩굴은 잎이 넓적하고 톱니바퀴가 있고 털이 많은데, 거기다 덩굴식물이다. 하지만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작은 무릇과 비슷했다.

이 모습이 환삼의 떡잎이라니란다.

다른 장소를 돌다가 환삼 잎이 나온 걸 보게 됐다. 새끼손톱보다 작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환삼의 잎이었다. 잎이 마주났는데 떡잎도 떨어지지 않고 같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지난주와 똑같은 장소에서 우리는 또 말뚝을 박고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지난주에 궁금해도 묻지 못한 걸 선배들에게 먼저 물었다. 좌표를 찍을 때 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해 찍어야 하는지.

선배 말이 좌표를 정할 때 정확한 방위를 특정하지 않는단다. 낮은 쪽을 일방적으로 남쪽으로 정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니까 좌표를 찍는 사람이 등지고 있는 쪽이 남쪽인 것이다.

일단 한 가지 궁금점은 풀렸다.


사방 2미터 안에 풀들을 관찰해 나갔다.

일주일 만에 꿩의 밥은 꽃을 쑥 올렸다. 노란 양지꽃이 여기저기 피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주에는 찾지 못했던 토끼풀과 장대도 만났다. 탐스럽게 피어있던 할미꽃은 모두 시들고 한 송이만 추레하게 있었다.

큰개불알풀 꽃은 벌써 지고 있었다. 꽃다지가 노란 꽃대를 올렸고 냉이도 어느 틈에 하얀 꽃대를 올렸다.

지난주에는 흔적도 못 찾았는데 서울제비꽃이 양지바른 쪽에 활짝 피어 있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벼룩나물과 벼룩이자리를 자세히 보았다. 지난주에는 너무 작아 잘 구별이 되지 않았는데 일주일 사이 구별이 가능할 정도로 자랐다.

벼룩나물과 벼룩이자리를 그냥 보니 구별이 쉽지 않았다. 루페를 꺼냈다. 루페는 돋보기와 비슷한 건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10배가 확대되어 보인다.

루페로 보니 벼룩나물과 벼룩이자리는 확실히 구별됐다. 벼룩이 나물은 잎이 길고 털이 없다. 벼룩이자리는 잎이 모아나고 잎모양이 마름꼴에 털이 있다.


새롭게 본 풀도 있지만 지난주에 분명 봤지만 미처 알아봐 주지 못한 풀도 있었다.

가시엉겅퀴, 씀바귀...

갈퀴나물과 살갈퀴나물은 지난주에도 보고, 오늘 선배가 비교해서 알려줬는데 지금도 잘 모르겠다. 다음에 모니터링에 나가면 좀 더 관찰해 봐야겠다.


또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 정확히 알게 풀도 있었다.

지난주에 사상자가 아닌가 하고 넘어간 풀이 있었다. 이번 주에 자란 풀을 보고 선배들은 사상자가 아니고 기름나물이라고 했다.


겨우 두 번째 나가는 모니터링이었지만,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조금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본 자리를 또 보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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