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친하게 지냈던 회사 선배와 통화를 했습니다. 서스럼없이 관계를 이어나갔던 선배여서 퇴사 후에도 1~2달에 한 번씩은 전화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선배는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처음에는 그냥 장난 삼아 놀고 있다고 얘기를 했던 게, 그냥 그게 기정사실처럼 굳어져 버린 것 같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전화를 해서 "산책 중에 전화를 했다"라고 했더니 "일자리는 안구하나. 요즘 니를 보면 회사 그만두고 나가기가 두렵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회사에서 정년까지 채우고 나오세요"라고 말이죠.
늘 제가 뭐해먹고 사는지 그래도 궁금해하고 걱정해 주는 선배가 있어서 나름 회사 생활을 완전 엉망으로 한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회사를 나와서도 서스럼없이 연락을 해주는 (구) 회사 동료가 있다는 생각에 한편으론 미소도 지어집니다.
언젠간 짠~ 하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줘야 하겠습니다. 깜짝 놀라면서 웃음 지을 그 선배의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저도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