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의 목적은 '탈출'이 아닌 '성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직을 마음먹은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서 나의 의지대로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현재 처한 상황 때문에 어떨 수 없이 이직을 결심하시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자주 글을 통해 이야기를 했던 부분 중 하나가 이직을 하는 과정은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커리어가 스토리가 되어서 나의 비전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그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직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커리어 성장, 이직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본인만의 커리어 스토리와 목표가 있어야 이력서 작성이나 면접 준비 시 큰 어려움이 없게 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내 이야기가 아닌 '남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야 하기 때문에 이직 과정이 힘들어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커리어 컨설팅을 해드리며 저는 저 스스로를 '이직을 말리는 헤드헌터'라고 종종 말씀드리곤 했습니다. 즉, 현재 이직을 하시려는 이유가 현재 상황을 '탈출'하려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면 우선 이직으로 그 해결 방법을 찾기보다 내부에서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실 것을 권유드리는 편입니다.

물론 퇴사/이직 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 등과 같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면 다르게 말씀드리곤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현재 있는 곳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나를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망가뜨리는 상황이라면 이직이 아닌 '치료'를 권유드립니다. 그래야 이직을 해서도 건강하게 다시 나의 성장을 위해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탈출'을 위한 이직은 대부분 후회를 하는 것 같습니다. '탈출'을 함으로써 당장에는 나를 괴롭히는 무엇인가가 사라져서 행복할 순 있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내가 맡은 '일' 자체 때문에 다시 괴로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다시 이직을 고려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장기적으로 커리어가 꼬여버리게 되어 결국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한 이직은 후회하는 일이 적습니다. 내가 이직을 통해 원하는 바가 명확히 있다면 비록 그 외의 조건들은 오히려 이전 직장보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만족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연봉이 동결되더라도, 근무 시간이 더 늘어나더라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고 성장에 대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면 대부분 만족을 하며 다니시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성장'에 대한 의미는 각자 다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매 번 우성장만 할 수도 없습니다. 마치 정글짐을 타고 노는 아이처럼, 때로는 옆으로, 때로는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며 커리어라는 커다란 정글짐 속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 역시 중요한 성장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내가 일하는 곳이 너무 힘들다면 이직을 하시는 게 맞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직을 하시더라도 커리어에 대해 내가 가져가고 싶은 단 한 가지 만은 꼭 지키셨으면 합니다. 그 한 가지가 연봉과 같은 외부적인 조건이 아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된다면 '탈출'을 통한 이직을 하시더라도 성장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견디기'보다는 '치료'가 우선 되어야 하며, '탈출'보다는 '성장'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성장이 꼭 매번 우성장일 수는 없기에 나의 긴 커리어를 하나의 정글짐이라 생각하시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자체에 재미와 흥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분명 매 번 이직을 통해 나의 성장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이며 그 성장 과정이 괴로운 것이 아닌 재미있는 일이 될 것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