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예술가 시리즈
[1]수학
수학이란 녀석은 오래전부터 유서깊은 우리의 웬수였다. 불규칙하게 제멋대로 배열된 숫자들만 봐도 속이 울렁거리며, 이런 공식들은 실생활에서 사용되지 않는다는 명분만 찾기 바빴던 것은 몇몇 사람만 겪어본 특이한 경험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게 수학자들은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치밀함과 아름다움.
수학이란 것은 복잡한 모든 것을 간단하게 바라볼 줄 아는 시원스러운 성격을 가졌다. 끝없이 무한히 이어지는 소수점 숫자들을 파이(π) 하나로 퉁치거나, 정확한 값을 알기 어려운 수를 로그(㏒)로 퉁쳐버려놓고는 새롭게 정의하는 대범함은 수학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수학의 아름다운 본질이다.
그러나 수학은 그와 동시에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까탈스러운 면모를 보이는 이중인격자이다. 4억각형과 4억 1각형을 엄연히 다르다고 믿는가 하면, 0.999999와 1 사이에 무수히 많은 실수들이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그 무수히 많은 실수를 각자 다른 존재로서 바라보는 수학 특유의 까탈스러움은 수포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수학의 역겨운 이면이다.
나는 줄곧 수학은 신조가 뚜렷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왔다.
"작은 수에서 큰 수를 뺄 수 없다"와 "제곱해서 음수가 되는 수는 없다"라는 말들은 각각 음수와 허수의 등장으로 모두 거짓말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발전과 함께 개념이 확장되고 변화하는 것 속에는 흥미로운 것을 뛰어넘어 예술적인 기질이 있었다. 수학은 사실 예술이었다. 사람들은 목에서 뿜어져나오는 핏줄기의 포물선도 수학으로 바라보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정의하며 그 정의대로 흘러가는 수학이란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가장 신비하고 알 수 없는 언어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