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대학원생
대학원은 크게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 특수대학원으로 나눌 수 있다. 진학의 목적과 자신의 여건에 맞는 대학원을 선택하면 된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개발정책에 따라 시행되는 사업분야에 종사하고 있었고, 학부 전공과 업무분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학과를 찾고 싶었다. 수많은 대학원과 학과를 보면서 정책학과, 행정학과, 과학기술정책학과로 추리게 되었고, 고민 끝에 일반대학원이면서 융합학과인 과학기술정책학과를 선택하였다.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하실 것 같다. 매일 직장, 집만 다니게 되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보고 느끼는 것에 한정된 세상 안에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거나 기존과 다른 사고방식을 갖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물론 다른 시도들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운동을 다니거나 영어회화 학원을 다니기도 하였지만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에 한계가 있었고 아쉬움이 남았다.
진학한 학과의 경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R&D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과학기술 정책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하는 학과여서 공직에 계신 분이 대부분이었고, 연구직 종사자, 정책 컨설턴트, 교직원, 기자, 프로그래머 등 여러 직군의 직장인이 계셨다. 그렇다 보니 전일제보다 파트타임 대학원생이 많은 게 특징이었다. 같은 과목을 수강하게 되더라도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과 현장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사안이 각자 다르다 보니 교수님의 수업뿐만 아니라 발표하는 시간도 기대가 되고 다음 발표자가 연구한 내용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보호법을 바라볼 때, 프로그래머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기술적 측면에 대하여, 인사관리자는 개인정보를 다루게 되는 모집 채용과정에서의 유의사항, 정책 연구자는 현행안이 가지는 한계 및 개정되어야 할 사항들과 해외 사례들에, 마케팅 종사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개인정보 수집과정의 동의 절차 등 관심사항도 다르고,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도 다르다.
1학기에 12학점을 토요일 하루에 몰아서 신청하게 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학교에 있게 된다. 어쩌다 교수님께서 휴강을 하신다고 하면 신나 하는 모습이 다들 똑같다. 마치 대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나도 같이 신이 나서 근처 카페로 직행하여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직장생활과 대학원생활을 병행하는데서 오는 어려움과 최근 관심 연구주제,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진학동기를 이야기하면서 나의 세계가 확장되고 새로운 것들이 하나씩 채워진다. 집에 돌아오면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큰 충만함에 다음 주 수업이 벌써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