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막고 하우스키퍼하는 미국 교수의 건강한 선택
귀는 막고 발은 호텔로
<나에게 솔직해질 용기>를 출간을 하면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걸 알게 된 지인들이 "지나친 걱정"을 해주기 시작했다. 아마 책을 읽고 나면 마인드셋이 달라질 것이다. 일단 지금은 그런 걱정에 귀는 막고, 마음도 닫고, 발은 호텔로 향한다. 그래야만이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신념대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 알바 말이야... 그런 거 꼭 해야 해? 그렇게 일하다가 금세 몸 망가져. 책도 다 썼겠다 이제 호텔은 그만 나가지."
교수로 사는 게 죽을 만큼 힘들다 할 때는 연금 받을 때까지 버티라며 위로해 주던 사람이 일주일에 딱 하루 힐링 차원에서 나가는 아르바이트는 당장 그만두란다.
교수는 월, 화, 수, 목, 금 아무리 정신이 힘들어도 그 자리에서 버텨내야 하는 명예직이고, 청소 아르바이트는 토요일 하루만 일해도 몸이 망가지는 막일이라는 생각 때문이겠지.
교수로 살면서 얻은 병
겪어보니 정신건강도 몸건강만큼이나 중요하다. 일주일에 하루 청소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몸이 망가지지는 않는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긴 하지만 손목이 나가거나 무릎관절이 생길 정도로 몸을 무리하게 혹사시키지는 않는다. 청소도 과학이다. 움직이는 동선, 청소하는 순서, 힘을 덜 드리며 닦아내는 노하우를 터득하면 몸을 덜 쓰게 된다.
사실 나에게 있는 허리디스크도, 손목과 손 마디마디가 시린 이유도, 안경을 쓰게 된 원인도 모두 장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생긴 병이다. 물론 나이 들어가는 요인도 무시할 수 없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교수라는 직업적 특성으로 인한 것이다.
교수로 살다가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망가져버렸다. 내가 얻은 우울증은 유전적 원인이 아니라 후천적 원인이다. 교수, 그게 뭐라고 나를 이렇게 불행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나 자신이 교수직을 감당해내지 못하는 그릇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교수로서 해야 할 일은 잘하고 있다. 그저 매일 마주칠수 밖에 없는 백인들이 나를 힘들게 하고 나를 형편없는 교수로 만들어버릴 때가 있다.
선택
교수를 그만두기로 하는 것이 아까울 수 도 있고 그 자리까지 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억울할 수 도 있지만 그 직위를 내려놓는 것은 내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선택이다.
의사 면허까지 반납하기로 선택했던 그의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을 나는 백번 이해한다. 그리고 그러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용기가 정말 멋지다. 가혹한 형벌에도 그 모든 걸 감당해 내고 씩씩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나도 힘을 내본다. 건강한 선택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