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통장 리포트
매달 중순이 되면 휴대폰에 알림이 뜬다. ‘배당금이 입금’ 처음엔 몇만 원, 그다음엔 십만 원, 지금은 100만 원 넘은 금액이 매달 규칙적으로 들어온다. 이 돈은 월급도 아니고 사업 소득도 아니다. 우리 부부가 함께 만든 ‘작은 월세’다.
이 월세의 정체는 커버드콜 ETF, 정확히는 KODEX 200타깃위클리 커버드콜에서 나오는 배당금이다.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때 아내와 난 어리둥절했다. ‘커버드콜이 뭔데?’ ‘타깃위클리는 또 뭐야?’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 전략 덕분에 우리는 매달 통장에 찍히는 숫자를 보며 서로에게 말한다. ‘우리, 잘하고 있네.’
커버드콜(Covered Call)을 이해하려면 먼저 ‘옵션’을 알아야 한다. 옵션이란 미래에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살 권리 또는 팔 권리를 사고파는 것이다. 복잡하게 들리지만,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다고 치자. 현재 가격은 20만 원이다. 그런데 당신은 ‘이 주식이 당분간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커버드콜 전략을 쓸 수 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이렇게 제안한다. ‘한 달 뒤에 이 주식을 20만 5천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줄게. 대신 지금 당장 프리미엄(수수료)으로 2천 원을 내.’ 상대방은 ‘좋아 한 달 뒤에 주가가 21만 원이 되면 나는 21만 5천 원에 살 수 있으니 이득이야’라고 생각하며 2천 원을 낸다.
결과는 두 가지다. 만약 한 달 뒤 주가가 20만 5천 원 아래라면 상대방은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 당신은 주식을 계속 갖고 있으면서 2천 원을 벌었다. 만약 주가가 21만 원이 되면 상대방은 20만 5천 원에 사가고, 당신은 주식을 팔았지만 2천 원의 프리미엄은 이미 받았다. 이 2천 원이 바로 커버드콜 수익이다.
커버드콜 ETF는 이 전략을 펀드 차원에서 자동으로 실행해준다. 개인이 일일이 옵션을 팔 필요 없이, ETF가 알아서 코스피200 지수에 대한 콜옵션을 팔고 프리미엄을 받아서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준다. 그래서 매달 꾸준한 배당 소득이 발생하는 것이다.
시장에는 여러 커버드콜 ETF가 있다. TIGER, KODEX, RISE 등 다양한 상품들이 있다. 그중에서 우리가 KODEX 200타깃위클리 커버드콜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코스피200을 추종한다. 코스피200은 한국 증시의 대표 지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같은 우량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종목 전체 비중에 40퍼센트 정도나 된다. 거의 이 2종목에 투자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또한 특정 종목에 올인하는 게 아니라 200개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셈이니 비교적 안정적이다.
둘째, 배당률이 높다. 연 배당률을 17퍼센트 정도로 목표률이 정해져 있다. 타깃이란 명칭도 목표가 분명하기에 설정한 비율이다. 은행 이자가 2퍼센트인 시대에, 17퍼센트의 배당 수익은 매력적이다. 물론 원금 손실 리스크는 있다. 하지만 장기 보유 전략으로 간다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리스크다.
셋째, 세금에 대한 부담이 없다. 매달 배당받는 금액은 옵션 수수료가 98퍼센트이고, 나머지가 배당이라 배당에만 세금이 적용되기에 세금이 거의 없다. 처음 이 종목이 출시되자 비과세 혜택의 장점을 파악한 강남 부자들의 투자금이 대거 몰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처음부터 월 100만 원을 받은 건 아니었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아주 작게 시작했다.
1단계: 공부와 소액 테스트
커버드콜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우리는 바로 뛰어들지 않았다. 먼저 공부를 했다. 유튜브를 보고, 블로그를 읽고, 관련 서적을 찾아봤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앉아 이 전략의 장단점을 정리했다. 장점은 매달 배당 소득, 상대적 안정성. 단점은 주가 급등 시 기회비용, 하락장에선 원금 손실 가능성.
이론적으로 이해가 되면, 소액으로 테스트했다. 처음엔 500만 원을 투자했다. 월 배당이 약 10만원 나왔다. 작은 금액이었지만 매달 찍히는 배당금을 보며 ‘이게 진짜 되는구나’라는 확신을 얻었다.
2단계: 점진적 증액
6개월간 테스트 결과가 좋았다. 배당은 꾸준히 나왔고, 주가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금액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한 번에 큰돈을 넣지 않았다. 분할 매수 전략을 썼다. 매달 200~300만 원씩 추가로 투자하며 물량을 쌓아갔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부부가 함께 결정했다는 점이다. 매달 ‘이번 달엔 얼마를 더 넣을까?’를 함께 논의했다. 수입이 많은 달엔 조금 더 넣고, 예상치 못한 지출이 있는 달엔 건너뛰기도 했다. 투자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하는 거라는 걸 계속 확인했다.
3단계: 목표 달성
약 1년에 걸쳐 우리는 총 1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연 배당률 17퍼센트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약 1,700만 원, 월 평균 100만 원 넘게 배당 소득이 나온다. 물론 매달 정확히 100만 원은 아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90만 원일 때도 있고 110만 원일 때도 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월 100만 원 조금 넘게 현금 흐름이 만들어졌다.
이 100만 원은 우리에게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건 우리가 함께 만든 자유다. 공과금 걱정을 덜 수 있고, 외식을 더 자주 할 수 있고, 부모님께 용돈을 더 드릴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월세가 생겼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크다.
부부가 함께 투자할 때 중요한 것들
커버드콜 ETF든 다른 투자든, 부부가 함께 투자할 때 꼭 지켜야 할 원칙들이 있다.
함께 공부한다
한쪽만 아는 투자는 위험하다. 우리는 커버드콜 관련 영상을 함께 봤고, 기사를 함께 읽었다. 아내가 이해 못 하는 부분이 있으면 내가 설명했고, 내가 놓친 리스크를 아내가 짚어주기도 했다. 둘 다 이해해야 둘 다 안심한다.
투자 금액을 함께 정한다
내가 알아서 할게는 금물이다. 얼마를 투자할지, 언제 추가 매수할지, 모두 함께 정했다. 아내가 불안해하면 금액을 줄였고, 둘 다 확신이 들 때만 늘렸다. 투자는 두 사람 모두 편안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매달 중순 배당이 들어오면 우리는 함께 확인한다. ‘이번 달은 얼마 들어왔네’, ‘수익률은 어떻게 되지’. 단순히 숫자를 보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손실도 함께 받아들인다
투자는 항상 잘될 수 없다. 주가가 떨어져서 평가 손실이 난 적도 있었다. 그럴 때 서로 탓하지 않았다. 우리가 함께 결정한 거니까, 함께 견디자고 말했다. 손실도 함께 나누면 절반이 된다.
매달 들어오는 100만 원은 단순히 돈이 아니다. 그건 우리 부부가 함께 만든 작은 자유다.
경제적으로는, 생활비 부담이 줄었다. 월급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매출이 조금 줄어들어도 당황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겨도 여유가 있다. 이 여유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크다.
관계적으로는, 우리가 더 가까워졌다. 투자를 함께 공부하고, 함께 결정하고, 함께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화가 많아졌다. 매달 중순 배당 알림이 울리는 날은 우리만의 작은 기념일이 되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우리, 잘하고 있네'라고 말하는 그 순간이 돈보다 소중하다.
미래적으로는, 은퇴 준비가 한층 수월해졌다. 월 100만 원이면 연간 1,200만 원이다. 20년 후면 원금만으로도 2억 4천만 원의 현금 흐름이 생긴다. 배당금을 재투자하면 복리 효과로 훨씬 더 커진다. 은퇴 후에도 이 배당 소득이 있다면, 연금과 더불어 안정적인 노후를 설계할 수 있다.
커버드콜 전략이 모든 부부에게 정답은 아니다. 투자 성향도 다르고, 목표도 다르고,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도 다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부부가 함께 준비하면 어떤 투자든 더 안전하고 더 의미 있어진다는 것.
매달 중순, 우리는 휴대폰 알림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확인하는 건 입금된 금액이 아니다. ‘우리, 함께 이만큼 왔네.’ 이 짧은 확인이 우리가 함께 만든 가장 큰 자산이다. 당신도 배우자와 함께 작은 월세를 만들어보길 바란다. 그 월세는 돈이 아니라, 함께 늙어가는 두 사람의 단단한 약속이 될 것이다. 2025년 6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설 때 2,500포인트 하던 주가는 2026년 2월 말 6,200 포인트가 넘어섰다. 우리의 커버드콜 기초자산도 함께 늘어나고, 우리의 은퇴설계도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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