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짓

feat. 어른관점

by 무지개물고기

2호가 직사각형 모양의 납작한 가나 초콜릿을 사 와서 수제 초콜릿을 만든다고 한다.

전자레인지로 초콜릿 녹이는 것만 엄마가 해달라는 것이다.

마땅치 않았지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기에 전자레인지에 2분을 돌렸는데, 띵 하는 소리에 열어본 가나초콜릿은 일부가 새까맣게 타있었고 전자레인지 문을 여는 순간 온 집안에 초콜릿 탄 내가 진동했다.

2호는 타지 않은 부분을 3구짜리 플라스틱 알약통에 담고 냉동실에 넣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 칸은 엄마도 맛보게 해 주겠다는 말과 함께.


화가 난 나는 2호에게 잔소리 폭격을 하고 말았다.

주 내용은 멀쩡하게 만들어서 파는 초콜릿을 왜 굳이 녹여서 '수제'초콜릿을 만드냐는 것이었다.

2호는 그렇게 먹으면 더 맛있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쳤다.

곧이어 학원에서 돌아온 1호에게도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1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엄마는 몰라~ 아이들은 가끔 쓸데없는 짓을 하고 싶을 때가 있어. 재밌잖아. 엄마도 어린 시절을 생각해 봐."

재미를 추구하고 쓸데없는 짓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그런 걸 해보라고 어린 시절이 있는지도 모른다.

자라면서 재밌고 쓸데없는 짓 대신 효율성, 경제성, 효과성을 따지는 어른이 된다.

쓸데없는 짓은 쓸모없는 짓으로 생각하는 그런 어른이 된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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