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짓듯 시를 짓는 여자
이상한 꿈을 꾸었다
아이 침대에서
아이를 안고 있다가
떠난 여행이었다
이상한 상황에서
이상한 방법으로
첫째 아이를 잃고
둘째 아이를 잃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이상한 속도로 사라졌다
꿈속에서 하룻밤이 지나면
또 하나의 기억과
또 한 명의 사람이 사라졌다
익숙한 건 없었고
어쩌다 빠진 토끼굴처럼
발을 빼면 뺄수록
더 깊숙이 빠져들었다
원래 내 것이었을지 의문을
품는 순간 꿈에서 깨었고
기록하기 위해
노트북을 켰는데
그 역시 꿈이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계속해서 생각하다
정말로 꿈이 깼다
입구가 안 보이는
긴 슬라이드를
지나온 기분이었다
신기루처럼 한순간에
아무 이유 없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갔다
서늘한 공포의 돌기가
손끝에서 돋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