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하루

밥을 짓듯 시를 짓는 여자

by 무지개물고기

슬픔은 불면과 한 몸이다

잠들지 못하는 밤

불청객처럼 불쑥 찾아와

바스락거리는 이불 틈으로

들어와 한데 눕는다

먼 길과 먼 하루를 돌아서

환한 대낮과

가면 쓴 초저녁을 지나


뜨거울 걸 알면서

다시 손목을 끌어

만져보니 펄펄 끓는다

그 들뜸과 어리석음

그 들뜸과 어리석음

그 멜로디에 맞추어

블루스를


슬픔 한 방울을 푹 찍어 맛본다

짭조름하고 쿰쿰하고 되직한

한철을 묵혀야 제맛인 그 맛을

변기에 버린다

변기 레버를 내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우리는 하루에 몇 번씩

슬픔을 비우고

손을 씻으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불면은 자석과 같아서

한낮의 태양이 가리운 것들을

감추고 싶은 것들을

만물상처럼 꺼내놓고

다정하게

너의 이름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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