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머리, 너무 적은 눈

밥을 짓듯 시를 짓는 여자

by 무지개물고기

내 머리는 아홉 개다

한 개가 잘릴 때마다

또 하나가 자라난다

자르면 자라나는 손톱처럼


너무 많은 눈들은 무서워서

나는 한 개의 눈을 가졌다

흘겨보거나 곁눈질하지 않고

오직 정면만 보았다


난해한 수학 공식처럼

논리로 이루어진 세계는

논리로만 풀리지 않았다

논리로 짠 이불을 덮고

자는 사람

이불을 잃어버렸을 때

사라져 버린 남자가 있었다


아기 때부터 품에 쏙 안고 있던

담요를 버리는 데

꼬박 한평생이 걸렸다

꼭 움켜쥐면 품 안에 들어오는

것들은 하나 둘 줄었다

꽉 쥔 주먹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머리마다 다른 생각을 담고

다른 감정을 담아서

잘릴 때마다

새로운 생각을 담고

새로운 감정을 담고

아홉 개의 생각과

아홉 개의 감정을

순서 없이 휘두를 것


당신의 세계가 흩어질 때

한 개의 눈으로

가만히 바라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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