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너에게 #21
아기에 대한 걱정은 밑도 끝도 없다.
아기와 둘이 있을 나에 대한 걱정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상황에서 잘 대처할 수 있을지. 늘 불안하다.
특히 외출을 할 때에는 아기가 밖에서 크게 울지는 않을지, 낮잠을 잘 수 있을지, 밥은 잘 먹을 수 있을지 등등 여러 고비가 있다.
욕욕도 못 버린다.
이상한 타이밍에 잠들어 밤에 잠 못 들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가능하면 영양가 높은 식사를 했으면 좋겠도 아기가 싱글벙글 웃어줬으면 좋겠고.
이렇게 걱정하다가 외출 전에는 늘 내가 잠을 설친다.
이번 일본행 전날에도 나는 긴장 상태였다.
처음으로 아기랑 둘이 비행기를 타게 됐고 어디든 걸어 다니고 싶어 하는 시기라 좁은 좌석에서 어떻게 버틸지 여러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있었다.
호기심이 많아 밖에서는 낮잠도 안자려고 한다.
나는 새로운 장난감과 책을 준비하고 아기가 좋아하는 거 위주로 도시락도 준비했다.
처음 놀아보는 스티커북까지 구매했지만 그래도 불안하기는 했다.
하지만 아기의 행동은 내 상상에서 모두 벗어났다.
걸어다니고 싶어하기는 커녕 안기고 있는 걸 선호했다.
승무원 분들께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고 타자마자 도시락이 아닌 예비용으로 싸 온 식빵을 발견하더니 한 장 다 먹었다.
만족스러워하더니 나에게 기대며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아직 비행기는 활주로에 있었다.
이때가 내 불안함이 최고치에 달았을 때였던 것 같다.
도시락은 잘 먹지도 않았고 좌석이 좁아 책이나 장난감을 꺼내기도 어려웠다.
벨트 사인이 꺼질 때까지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면서 아기 얼굴을 보니 눈이 감기듯 말 듯.
설마... 싶었다.
드디어 이륙했다.
"우와 우와"
아기가 눈을 크게 뜨고 감탄했다. 아기도 이륙을 아는구나 싶어 나도 창밖을 보다가 또 아기 얼굴을 보니 자고 있었다.
자네. 자는구나.
내 머리에서 여러 근심 걱정이 사라졌다.
그렇게 아기는 도쿄까지의 비행시간 1시간 50분 중 1시간 20분을 잤다.
깨고 나서는 아기용 기내식 봉지에 있던 바나나를 하나 다 먹고 가까운 자리에 있던 승무원 분을 조용히 관찰(?)하며 지냈다(평소부터 여성을 좋아하는 딸이다).
그렇게 첫 단둘이 비행은 끝났다.
기우였다. 혹은 어떤 상상을 하든 소용이 없었나 보다.
또다시 배우고 또다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유연하게. 준비는 철저히 하되 덜 걱정하기.
뭐든 상상대로 되지 않는다.
오늘의 너에게
잘 자서 다행이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