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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님, 쓸모없음이 가장 큰 쓸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영웅에게 전하는 장자(莊子)의 성공지혜 03

by 김용년

사랑하는 영웅님, 쓸모없음이 가장 큰 쓸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사는 박보통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친구인 김영특에게 말했습니다. “나에게 큰 나무가 하나 있는데, 사람들은 그 나무를 가죽나무라고 부른다네. 커다란 나무에는 옹이투성이고, 작은 가지들도 제멋대로 뒤틀리고 굽은 채로 자라서, 길가에 서 있기는 하지만 어디에도 쓸 데가 없어 목수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네.”


이 말을 들은 김영특이 대답했습니다. “자네도 살쾡이를 보았을 것일세. 먹이를 잡기 위해 뛰어다니는 재간이 보통이 아니지. 그놈은 몸을 바싹 낮추고 눈에도 띄지 않게 숨어서 밖으로 나오는 먹잇감인 작은 짐승들을 기다리지. 그리고 작은 짐승들이 나타나면 그것을 잡기 위해 이리저리 재빠르게 움직이지. 그러다가 종종 덫에 걸려서 꼼짝없이 죽고 말지. 지금 자네가 그렇게 큰 나무가 쓸모가 없다고 걱정하는데, 그 나무를 공원이나 유원지에 심어 놓으면 사람들이 아무 근심 없이 그 나무 그늘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다네. 쓸모없는 나무는 도끼에 찍혀 일찍 죽는 일도 없을 것이고, 아무도 잘라서 사용하려는 사람이 없으니 가장 안전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다네. 그러니 세상에서 아무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며 괴로워할 필요가 있겠는가?”


사랑하는 영웅님, 이 세상에서 쓸모가 있고 없고는 상대적이므로 쓸모가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워하지 마세요. 옹이투성이고 이리저리 뒤틀린 가죽나무는 사람에게 별로 쓸모가 없어 일찍 죽을 염려가 없습니다. 가죽나무 입장에서는 자신이 오래 생존하기 위해 그 쓸모없음이 가장 큰 쓸모가 됩니다.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쓸모 있어 보이는 게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탐을 내거나 쓸모 있어 보이는 것은 사람들에게 빨리 소비되고 빨리 없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한 이 세상에서 오래 생존하는 비결 중 하나는 자신을 너무 드러내지 않도록 말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외부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슬퍼하거나 괴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존감을 지키면서 행복한 인생 누리기를 기원합니다.


※ 참고로, '영웅'은 자기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면서,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을 지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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