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들려주는 단단한 마음의 기술 16
사람들은 종종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실질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도 겉으로 보이는 방식이 다르면 크게 기뻐하거나, 불만을 품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 우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이야기입니다.
옛날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나누어 주며 말했습니다. “아침에는 세 개, 저녁에는 네 개를 줄게.” 그러자 원숭이들은 크게 화를 냈습니다. 그러자 그는 말을 바꿨습니다. “그럼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 이번에는 원숭이들이 기뻐하며 날뛰었습니다.
이 상황을 보면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루에 받는 도토리의 개수는 똑같습니다. 하지만 원숭이들은 배분 방식이 달라진 것에 따라 감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질은 같아도, 보이는 방식이 다르면 그것이 전혀 다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직장에서도 ‘조삼모사’와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업무량을 유지한 채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제도가 도입되면, 어떤 직원은 재택이 늘었다며 만족하고, 다른 직원은 근무 시간이 줄어들지 않았다며 불만을 가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업무량과 성과에 대한 기대치는 그대로이고, 단지 근무 방식만 달라진 것일 뿐입니다.
또한,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반응은 크게 달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급여 인상률을 "올해는 3%만 인상됩니다"라고 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급여가 인상됩니다"라고 하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질적으로 동일한 인상률인데도 표현 방식에 따라 받아들이는 감정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회적인 이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책이나 제도가 바뀔 때, 실질적인 변화는 없지만,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기도 합니다. 결국, 본질이 아닌 겉으로 보이는 형식에 따라 우리의 판단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조삼모사는 단순한 우화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쉽게 착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나 방식에 속지 않고,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삶의 지혜입니다.
우리는 흔히 작은 차이에 집착하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의 가치’입니다. 숫자나 배분 방식에 현혹되지 않고, 본질을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조삼모사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본질을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단순한 외형에 현혹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