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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스띠모 Sep 18. 2023

몽골 | 엉망진창 울란바토르 일기

초원에 누워서 첫키스를 할 거야, 3 weeks in Mongolia

초원에 누워서 첫키스를 할 거야, 3 weeks in Mongolia


몽골 울란바토르로 가는 비행기는 9시, 인천공항 도착시간은 6시. 베트남에서 한국에 입국해 바로 몽골행 비행기를 타야했던 나는 인천에 도착하자마자 마음이 굉장히 안절부절했다. 첫 번째로, 하이퐁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연착되었고 두 번째는 탑승객들이 수하물을 너무 많이 보낸 바람에 내 가방이 도통 보이질 않았다. 7시가 넘어서야 올라온 짐을 부랴부랴 싸들고 입국장을 나섬과 동시에 출국장으로 이동했다. 베트남에 챙겨갈 수 없어 공항에 맡겼던 몽골행 배낭을 지아씨가 대신 픽업해준 덕분에 바로 체크인을 하러 갈 수 있었다.


어마어마했던 수하물


게이트 앞에서 어색한 첫만남이 시작되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남자애는 처음 만나봐서 준열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사실 잘 몰랐다. 준열이도 우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처음에는 묻는 말에 고개만 끄덕이거나, ‘아니요.” 라는 대답만 했었던 것 같다. 몽골 첫 날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준열이 MBTI가 ENFP라는 것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기내식을 먹고 잠시 눈을 붙였다. 비행 내내 소리를 지르던 아이 때문에 제대로 잠에 들지 못해 짜증이 가득찬 상태로 창문을 열었다. 아, 몽골에 다 와가고 있구나. 드디어 꿈의 나라였던 몽골에 왔구나. 싶었다.


울란바토르의 첫인상은 굉장히 추웠다. 우리는 5월 초에 도착했는데 공항을 나오자마자 처음으로 했던 말이 ‘생각보다 춥다'였다. 매니저님이 배우 조진웅을 닮았다고 소개해준 푸제 가이드와 어색하게 첫 인사를 하고, 차에 짐을 실었다. 시내로 가는 길은 꽤나 멀었다. 아니, 거리가 먼 것보다 차에 갇혀있어서 길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정말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한시간은 차가 움직이질 못했다. 그렇게 다들 피곤에 쩌든 상태로 울란바토르 숙소에 도착했는데, 하필이면 우리가 간 날 울란바토르 전역의 히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숙소 리셉션에 남겨져있던 안내문 하나.


추우면 이불을 하나 더 제공하겠다는 안내였다.


내가 안일했다. 방문을 열자마자 들어오는 한기에 소름이 돋았다. 하루 전까지 30도가 넘는 나라에 있다가 오니 몸이 적응을 하지 못했던 것도 이 한기에 한 몫 했을 것 같다. 첫 날부터 동행들에게 미안한 일이었다. 울란바토르에 머무르는 비용을 조금이나마 아끼고자 호텔이 아닌 곳을 찾았다. 분명 예약 사이트 리뷰에는 별점 9.5 이상이었는데, 숙소에 도착한 후 조작된 리뷰는 아닐까에 대한 의심을 잠시 했었다.

한국의 3월 날씨와 비슷했던 울란바토르의 날씨와 드디어 맛본 껍질없는 아이스크림


두 번째 실수. 구글 리뷰 믿고 갔던 맛집은 최악의 레스토랑이었다.




우리는 얼음장같은 숙소에서 나와 아일랜드 펍에 갔다. 함께 3주를 지낼 사람들과 함께 인사를 했다. 공교롭게도 다들 백수였다. 하긴 백수가 아니라면 3주 동안 인터넷도 터지지 않는 몽골 여행은 불가능했겠지.


아무튼 나는 이 사람들과 함께(이하 육백수) 울란바토르를 시작으로, 고비 지역을 지나 몽골의 서쪽 알타이 타왕복드를 향해 떠날 예정이다.



몽골극장 1편 | 몽골에 간 6명의 백수
https://youtu.be/gE4-Yqw-sos?si=h7N4Pb93smuUtTZ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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