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날 친정엄마랑 오래간만에
옛 추억 얘기에 한참 빠져 있는데
딸아이 또한 빠져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초간장의 매력!
손가락이 노래지도록 찍어먹었길래
딸에게 한마디 하려는데
친정엄마가 하는 말.
"너도 어릴 때 도마도케첩
엄청나게 찍어 먹었어~
놔둬~ 애들은 그러면서 크는 거야"
그 순간 머릿속 깊은 곳에 저장되어 있던
나의 추억의 레시피들 떠올랐다.
갖지은 밥에 날계란 터뜨려서
간장하고 쓱쓱 비벼 먹으면
밥 한 공기가 뚝딱 이었고
계란후라이에 케첩 넣고 비벼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최고였는데!
맛있는 게 넘쳐나는 요즘 시대.
딸내미에게 엄마의 특급레시피를 설명해 주니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으~~ 맛없을 거 같애"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린이 된 지금의 나도
케첩으로 비빈 밥을 상상하니
그 시절 그때처럼 손이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지금 맛보면
추억 속의 그 맛이 깨질까봐
두려운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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