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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Jun 04. 2024

나의 덕후일기

9. 사랑인걸-스토리

그녀와 헤어졌습니다.     


헤어지는 그 순간에만 해도 한날도 한시도 못 살 것 같았는데 또 그렇게 그리워하며 살아지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라는 것이 원래 이렇게 더디게 흘러가는 거였던가요? 함께했던 그 순간에는 빠르게도 흐르더니, 그녀와 헤어진 순간부터 세상의 시간은 멈추고, 1초 1초... 제 시계만 아주 천천히 째... 깍 째... 깍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습니다. 

그저 그렇게 하루가 흘러가는 소리를 들으며 조금은 무기력하게 지내다 보니, 아침에 해가 뜨는 일, 또 저녁이 되어 달이 저무는 당연한 자연의 순리조차 서럽게 느껴집니다.     


저는 어디서부터 그녀를 잊어야 하는 걸까요?

또 그녀는 저를 잊었을까요?     

함께했던 행복했던 추억들이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와 귓가에 재잘재잘 떠들어댑니다. 그런 그녀의 말투와 표정이 너무나도 또렷하고 분명해서 마치 지금도 제 곁에서 함께 사는 것만 같습니다.


어젯밤에도 꿈에 그녀가 다녀갔습니다.

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 꿈이 아닌 듯 너무 생생해서 그리운 마음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않는 안타까운 마음... 그러다 사라져 버린 그녀의 모습...

꿈조차도 너무 생생해서 저도 모르게 잠결에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환하게 웃다가 점점 무표정으로 변하는 그녀의 얼굴...

헤어지며 저를 원망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렇게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며 아파하는데 그녀의 기억 속에서 저는 그렇게  서서히 잊히는 것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납니다. 비록 함께한 매 순간순간이 행복하지는 않았겠지만, 저는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고 잊으면 안 된다고 잊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그녀는 사랑이었습니다. 

억지로 지워보려고, 마음속에서 비워내려고 애를 써봤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오히려 그러는 제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제 안에서 한 발짝도 떼지 않고 그대로 살고 있답니다.     

그녀 하나만 보고 그녀만 알고 그녀만 위해 살았던 저이기에 그녀가 떠난 지금은 마음 둘 곳을 몰라 하루하루가 일 년처럼 느껴집니다. 


지금 저는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아무 일도 아무 말도 못 하면서...

그럼에도... 그래도 아직은 그 사랑을 믿고 있습니다.     

잠결에 무심코 흘러내린 눈물이 조금씩 말라가듯이 그녀와의 추억도 조금씩 흐려지겠지요?

그때까지는 아마도 많이 아파하고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충분히 앓고 나면 언젠가는 조금은 마음이 평온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그녀의 사진을 보며 보고픈 마음을 달래 봅니다. 

많이 그리워하고 아파하면서도...

여전히 저는 사랑을 믿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모세 님 노래 [사랑인걸]...가사를 스토리로 써봤습니다.

가슴 아픈 이별노래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결혼식 축가로 많이 불려지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슬픈 가사이지만 아름다운 멜로디와 모세님의 목소리가 더해져, 이별노래가 아닌... 마지막까지 사랑에 대한 믿음을 노래한 사랑의 세레나데처럼 들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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