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가꾸는데 생각은 가꾸지 않는 사람을 위해
*이 시조에서 마지막 부분은 천상병 시인의 귀천에서 떠올린 문구이다.
해설
오래된 뇌는 다른 종에게도 있는 생명 유지, 복제, 번식 등과 관련되었다. 우리 뇌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새로운 뇌는 포유류에게만 있는 생각, 학습, 미래, 절제 등과 관련되었다. 우리 뇌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오래된 뇌와 새로운 뇌가 다툴 때면 대부분 오래된 뇌가 이긴다. 오래된 뇌는 역사가 수백만 년은 되고, 새로운 뇌는 사피엔스의 역사로 상대적으로 짧다. 우리의 몸도 오래된 뇌와 더 친한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이 생을 마감할 때 무엇이 더 기억에 많이 남을까?
우리 사피엔스가 다른 종과 다른 것은 무엇일까? 외형일까? 유전자일까? 나는 지능이라고 생각한다.
외모는 다른 종들도 가꾼다. 그리고 어떤 종이 더 아름다운지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리고 유전자만을 보면 생명은 다 비슷하다. 그러나 지능은 다르다. 다른 종들도 지능이 있지만, 앞도적인 차이로 우리 사피엔스가 지능이 더 높다. 우리는 미래를 예상할 수 있고, 우리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도 아는 유일한 종이다. (뇌=지능=이성=생각) 차이가 있지만, 여기서는 모두 비슷한 뜻으로 사용한다.
그렇다면 외형과 지능 중에서 무엇을 가꾸는 것이 좋을까?
물론 외형과 지능을 둘 다 적절히 가꾸어야 한다. 그러나 둘 중 선택한다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인 지능을 선택하겠다. 하지만 우리도 다른 동물들처럼 외형을 가꾸는 것에 너무 치중되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매일매일 우리의 몸을 가꾼다. 생존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것도 있다. 밥을 먹고 ,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생존과 상관없이 가꾸는 것도 있다. 화장을 하거나 얼굴을 고치거나, 멋진 옷을 입는 것이 그렇다. 운동을 하거나 살을 빼는 것도 몸을 가꾸는 것에 가깝다. 물론 좀 더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지만 어쨌든 몸을 가꾸는 것에 가까운 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뇌를 가구기 위해 무엇을 하는가?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배우는가? 학생을 제외하면 많지 않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어 나의 생각을 더 성장시키는 것도 잘하지 않는다. 생존에는(오래된 뇌) 이러한 것들이 크게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뇌의 발달이 생존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거기까지 생각하는 것도 새로운 뇌의 역할이며 우리는 오래된 뇌에 지배당하고 만다.
다음의 물음에 답해 보자
몸과 지능 중에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쉬운 질문으로 바꾸면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하고 싶은가?
나의 몸이 유지되는 것, 다른 사람의 생각
나의 생각이 유지되는 것, 다른 사람의 몸
나는 나의 생각이 유지되면 좋겠다. 새로운 몸에 들어가거나 기계에 들어갈지도 모르지만 몸만 남는 거보다는 생각이 유지되는 것이 나에게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대부분이 그렇다고 느끼지 않을까? 우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다.
성형수술로 얼굴이 바뀌고 몸이 바뀌어도 자기는 그대로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는 몸을 가꾸는 데는 신경을 쓰지만(화장, 성형, 운동, 다이어트 등) 생각을 가꾸는 데는 신경을 크게 쓰지 않는다. 우리의 생각을 가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독서다. 그리고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몸을 다듬기 위해 노력하는가? 생각(새로운 뇌)을 다듬기 위해 노력하는가?